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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나는 간신히 이성을 붙잡고 박시아에게 물었다. “왜? 대체 왜 나한테 이러는 거야?” “그걸 몰라서 물어? 나도 묻고 싶어. 넌 왜 현태를 죽였어? 네가 나랑 현태한테 빚진 건 영원히 갚지 못할 거야. 차라리 그냥 네 목숨으로 갚아줘.” 나는 경찰에게 잡혀서 차에 올랐다. 손톱만큼 남은 감정도 완전히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마음은 차갑게 가라앉았다. 경찰차에 앉아서 나는 기자들을 바라봤다. 그 뒤에는 박시아도 보였다. 복수를 성공하고 기뻐해야 하는 그녀는 이상하게도 넋을 잃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복수를 한다고 해도 이현태는 돌아오지 못하는 걸 깨달은 듯했다. 내가 박시아에 의해 고소당하고 구치소에 들어간 후, 어머니는 나를 도와주겠다고 변호사들을 찾아다녔다. 그녀는 몇 번이나 와서 사건의 진도를 알려줬다. 어머니는 번마다 괜찮을 거라고 나를 안심시켰다. 박시아도 한 번 온 적 있다. 책상을 사이 두고 그녀와 마주 앉자 나는 막연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게 이런 식으로 만날 날이 올 줄은 또 몰랐기 때문이다. 그녀는 한결같이 아름다웠다. 하지만 나는 곧 감옥에 갈 처지에 놓였다. 박시아는 여전히 오만한 자태로 물었다. “아직도 인정 안 했다며?” “난 잘못한 거 없어. 이현태는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한 거야.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누가 뭐라도 묻든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박시아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너 아직 모르지? 로엘그룹, 곧 망하게 생겼어.” 나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너 무슨 짓을 한 거야?” 박시아는 또박또박 말했다. “로엘그룹 파산했어. 네 아버지는 거액의 빚을 감당하지 못하고 투산 자살했더라. 아쉽게도 네 어머니는 아직 살아 있어.” “거, 거짓말이지? 말도 안 돼! 로엘이 어떤 회사인데, 쉽게 파산할 리가 없어. 그리고 아버지는 절대 어머니를 혼자 내버려두지 않을 거야.” “인터넷에 사진도 있어. 네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 직접 확인할래? 인간의 형체도 못 알아보겠는 것이 속 시원하더라. 그러게 현태한테 잘해주지 그랬어.” 나는 박시아의 핸드폰에 뜬 사진을 한참이나 바라봤다. 로엘그룹은 이유 없이 망할 리가 없다. 박시아가 더러운 수를 쓴 게 틀림없었다. 나는 부들부들 떨리는 몸으로 말했다. “나한테 무슨 짓을 하든 상관없어. 근데 억울한 사람은 건드리지 마. 널 키워준 사람은 내 부모님이야. 근데 네가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가 있어?” 박시아는 음침한 미소를 지었다. “다음에 저승 갈 사람은 누가 될까?” 나는 벌떡 일어서며 의자를 쓰러뜨렸다. 그러고는 빨개진 눈으로 그녀를 향해 외쳤다. “박시아! 내 어머니까지 건드리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 이현태는 죽어도 싸! 저지른 일이 있으니까 죽었겠지!” 경찰이 달려와서 나를 제압했다. 박시아는 몸을 일으키더니 핸드폰을 흔들어 보였다. 녹음되고 있었던 것이다. “네가 한 말로 증거는 충분할 것 같은데?” 나는 박시아에게 이런 식으로 당할 줄 몰랐다. 이제 더 이상 반항할 힘도 남지 않았다. 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한마디만 했다. “너 후회하게 될 거야.” 재판은 나의 마지막 희망이었다. 그러나 그 희망도 얼마 가지 못했다. 박시아는 녹음을 증거로 제출했다. 그렇게 나는 5년 형을 선고받았다. 인생 최고로 절망스러운 순간이다. 나는 박시아를 바라보며 비굴하게 사정했다. “내가 잘못했어. 인정할게. 근데 내 어머니는 건드리지 마. 제발 부탁이야. 내 어머니는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어.” 나는 이미 아버지를 잃었다. 여기서 어머니까지 잃을 수는 절대 없었다. 이제는 지킬 자존심도 없었다. 무릎 꿇으라는 박시아의 말도 전처럼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다. 박시아는 오만하게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네 걱정이나 해. 내가 감옥에 아주 큰 선물을 준비했으니까. 어머니를 걱정할 시간 따위는 단 1초도 없을 거야.” 더 이상 절망할 것도 없었던 나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심장은 아프다 못해 마비된 것만 같았다. “너 같은 걸 좋아했던 시간이 참 후회된다. 차라리 널 모르는 편이 좋았을 텐데. 너한테는 내 사랑을 받을 자격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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