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장
나는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어머니의 병실로 돌아갔다. 병실 안에서 어머니는 침대에 기대어 앉아 있었고, 김아진은 그런 어머니에게 죽을 떠먹이고 있었다.
김아진은 나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왔어?”
나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너 언제 왔어?”
나는 걸음을 재촉해 죽을 받아 들고 김아진 대신 어머니에게 죽을 먹여줬다.
“방금 막 왔어. 식사 시간이라 어머님이 배고프실까 봐 죽을 먹여드리고 있었어. 네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기엔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아서.”
나는 죽을 먹이던 동작을 멈췄다. 마음은 이상하게 짠해졌다.
김아진은 어머니와 별로 만난 적도 없는데 이토록 세심하게 신경 써주는 반면, 박시아는 우리를 괴롭히지 못해서 안달이다.
내가 잠시 멍하니 있자, 어머니가 웃으며 내 팔을 가볍게 두드렸다.
“너 어디 갔다 왔니? 왜 이렇게 정신을 못 차려.”
나는 정신을 차리며 미소를 지었다.
“조금 볼일이 있어서요.”
나는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 만약 어머니가 내가 박시아를 만나러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더 걱정하실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죽을 다 먹이고 나서, 김아진과 나는 함께 병실 밖으로 나왔다. 김아진은 갑자기 내 손을 잡더니 말림도 무시한 채 소매를 걷어 올렸다.
“그 자식들이 또 괴롭혔어?”
오후의 일로 인해 이미 갈라져 있던 상처가 그대로 드러났다. 상처에서 피가 조금씩 스며 나오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끔찍했다.
나는 어색하게 소매를 내리며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조금 부딪쳤어.”
김아진은 나를 한참 바라보다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약 바르러 가자.”
김아진은 단호하게 나를 병실 옆의 빈 병실로 이끌었다. 그녀는 약상자를 꺼내 솜과 소독약을 준비한 뒤, 아주 능숙하게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
그녀는 내가 아플까 봐 신경 쓰이는지 아주 섬세하고 부드럽게 움직였다. 나는 잠시 멍하니 지켜보며 속으로 조금 아파도 괜찮다고 말하고 싶었다.
사실 이 상처는 나에게 있어서 가장 가벼운 상처였다. 감옥에서 지낸 5년 동안 상처를 입는 건 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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