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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장

고아람은 일말의 망설임도 주춤거림도 없이 쿨하게 떠났다. 서지훈은 발을 들어 주지안의 배를 걷어찼다. “나를 왜 막아?” 쾅! 발길질에 차여 뒤로 물러선 주지안은 테이블을 붙잡았고 그릇과 컵들이 와장창 쓰러졌다. 임한성과 신이한이 다가와 싸움을 말리며 서지훈을 잡아끌었다. “형, 지안 형도 형을 위해서 그러는 거지. 둘 다 지금 흥분했어, 진짜로 싸우면 나중에 어쩌려고 그래.” 바로 선 주지안은 옷매무새를 정리했다. “말리지 말아 봐. 진짜 싸우고 싶은 거면 오늘 끝까지 싸워보지 뭐.” 서지훈이 냉소를 흘렸다. “하, 진짜 마음이 있었나 보네.” 주지안은 고아람이 다른 남자와 밥을 먹는 장면을 본 순간, 이대로 더 마음을 숨겨서는 안 되겠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이미 한 번의 기회를 놓친 적이 있었다. 이번에 그는 기회를 붙잡고 싶었다. 오늘 일부러 고아람을 부른 것도 서지훈에게 자신의 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그래, 나 아람이한테 진작부터 마음 있었어. 난 고아람을 너보다 더 좋아하고 너보다 더 먼저 좋아했어.” 오랫동안 마음속에 숨겨왔던 비밀을 털어놓자 주지안은 홀가분해졌다. 이제 더는 숨길 필요가 없었다. “….” “….” 임한성과 신이한은 완전히 넋이 나갔다. ‘이 무슨 미친 가십이야?’ 서지훈도 그 말에 잠깐 얼이 빠졌다. 주지한의 말이 이어졌다. “난 처음 고아람을 본 순간부터 좋아했어. 그때는 겁이 많아서 고백을 못 했었지. 나중에 용기를 내서 마음을 고백하려고 했을 땐 이미 너랑 만나고 있었더라고. 나는 네가 진심으로 고아람을 좋아하고, 고아람도 진심으로 널 좋아하는 것 같으니까 마음을 정리했던 거야. 두 사람이 결혼했을 때마저도 나는 진심으로 두 사람이 행복하길 바랐어. 친구로서, 나 이 정도면 할 도리는 다했다고 생각해.” 서지훈의 표정이 완전히 무너지는 것을 본 주지안은 비웃음을 흘렸다. “고아람이 너랑 결혼하면서 자신의 일자리는 포기하고, 네 내조만 하면서 온 마음을 다해 네 생활을 돌봐주고 네 일을 지원해 주고 했는데 넌 고아람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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