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장
정은지는 고하준을 상대하기 싫어 대충 답했다.
“그쪽이 알 바 아니에요. 어쨌든 고하준 씨를 찾으러 온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 말이 고하준을 더욱 화나게 만들었다.
고하준은 정은지의 이 ‘밀당' 같은 태도를 가장 싫어했다.
‘정은지, 당신 분명히 내 관심을 끌려고 애쓰면서도 아닌 척하려고 하는 거지?'
이러한 생각에 분노가 끓어올라 고하준의 말투도 점점 더 거칠어졌다.
“은지 씨, 연기하지 마요. 지금 나더러 은지 씨랑 자달라고 이렇게 애쓰는 거 아니에요? 왜 아닌 척해요? 원하는 게 있으면 나 다 들어줄 수 있어요.”
이 말을 들은 정은지는 순간 속이 안 좋아졌다.
‘내가 당신이랑 자고 싶어 한다고?’
하지만 정은지가 채 반응하기도 전에 갑자기 날카로운 소리가 들리며 그녀의 얼굴에 따끔한 고통이 느껴졌다. 누군가가 그녀의 뺨을 강하게 때린 것이었다.
뒤이어 격렬한 비난이 터져 나왔다.
“정은지, 너 정말 뻔뻔하구나? 우리 오빠의 약혼녀라는 명목으로 여기 와서 다른 남자들과 놀아나다니... 부끄럽지도 않아?”
모두가 놀란 표정으로 그 장면을 바라보았고 정은지 역시 뺨을 맞고 순간적으로 멍해졌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보았고 때린 사람이 여준수의 사촌 여동생인 여아린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여아린은 방금 클럽에서 나와 정은지가 다른 남자와 다투고 있는 모습을 보자마자 분노에 휩싸였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이 장면을 목격하고 걸음을 멈추며 구경하기 시작했다.
고하준 역시 여아린이 얼마나 강한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기에 이 상황을 재미있어하며 지켜보고 있었다.
‘정은지, 이제 어떻게 이 상황을 모면할 거야?'
하지만 그도 알다시피 정은지는 성격이 매우 거칠고 까다로운 인물로 유명했다.
여아린이 정은지를 때렸으니 그 후폭풍이 어떨지는 분명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그저 이들이 싸우는 장면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정은지는 다르게 행동했다.
보통이라면 뺨을 맞은 정은지는 즉시 반격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비록 기분이 나빴지만 그녀는 그저 참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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