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장
정은지의 모습은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다. 오만한 재벌가 딸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어쩐지 여준수는 마음이 따뜻해지기 시작했다. 어둠을 뚫고 심장에 직접 닿은 따듯함이었다. 이런 느낌은 또 처음이었다.
하루 종일 굶었던 그는 안 그래도 배고프던 참이었다. 그래서 그녀의 곁에 앉아서 도시락을 바라봤다.
그러다가 시선은 문득 그녀의 손에 감은 붕대로 향했다. 그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의 손을 잡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손, 어쩌다 다쳤어?”
정은지는 빠르게 손을 빼냈다. 그러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싱긋 웃었다.
“별거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마. 손톱을 깎다가 살짝 다쳤을 뿐이야.”
‘거짓말.’
여준수는 깊은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하지만 따져 묻는 대신 젓가락을 들어 올려 밥부터 먹기 시작했다.
정은지가 준비한 것은 스테이크 덮밥이었다. 가장 위에는 스테이크, 그 아래에는 야채, 양념, 그리고 마지막 층에 쌀밥이 있었다.
여준수는 먹다 말고 도시락의 맛이 이은실의 손맛과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은실은 음식을 담백하게 만드는 편이다. 그러나 이 스테이크의 양념은 처음 먹어보는 것이었다. 담백한 우유 향이 맴도는 것이 자꾸만 되새기게 되었다.
곁에 앉아 있던 정은지는 그를 빤히 바라봤다. 계속 먹고 있기는 하지만 맛에 대한 평가가 없어서 궁금했던 것이다.
“준수 씨, 스테이크 덮밥 어때? 맛있어?”
여준수는 이은실이 새로 배운 요리라고 생각했다. 맛이 꽤 괜찮았기에 크게 개의치 않고 머리를 끄덕였다.
그러나 정은지는 그가 머리를 끄덕인 것을 보자마자 활짝 웃으며 말했다.
“다행이다.”
‘준수 씨가 맛있다고 했으니까, 앞으로 자주 해줘야겠다! 다음에는 육고기 말고 생선으로 해봐야겠어! 새우도 맛있고, 갈치도 맛있을 것 같아.’
밥을 먹고 나자 여준수는 훨씬 힘이 생겼다. 그는 머리를 돌리며 말했다.
“너 먼저 집에 돌아가. 난 아직 할 일이 있어.”
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책상 앞으로 가서 앉았다. 그가 너무 고생하는 것 같아 정은지는 속상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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