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7장
며칠 전 그녀는 제국 조직 두목인 다크 만다라로 변장을 했었다. 아무도 모르게 넘어가려 했지만 실패한 모양이었다. 그래도 그들이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은 몰랐다.
‘망했어, 완전히 망했어.’
하늘이 그녀에게 다시 태어날 기회를 주었건만 그녀는 불행한 상황을 바꾸지 못했다.
‘이대로 끝나는 건가...’
이렇게 생각한 정은지는 온몸을 덜덜 떨면서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그때, 멀리에서 느리지만 침착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정은지가 즉시 고개를 돌리자 한 남자가 걸어오는 걸 볼 수 있었다.
그 남자는 엄청나게 잘생겼는데 마치 현실에 존재할 수 없는 사람 같았다. 키도 크고 다리도 길어서 여자들까지 질투할 정도였다.
하지만 까만 옷으로 완전 무장했기에 뭔가 불길한 기운이 감돌았다.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 같아 보였다.
그는 와인잔을 들고 느긋하게 계단을 내려왔다. 걷는 발걸음은 느긋했지만 타고난 자존감으로 가득 차 있는 사람인 것 같았다. 수많은 사람들 위에 서 있는 듯한 그의 기세는 정말로 위압적이었다.
아래에 있던 사람들은 그를 보고는 즉시 고개를 숙여 경의를 표했다. 그러나 그 남자는 그들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눈이라도 마주치면 자기가 손해라도 보는 것처럼 말이다.
그가 손가락을 가볍게 움직이자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은 즉시 알아서 물러났다.
그 남자는 정은지 쪽으로 다가왔다. 그녀는 멀리에서부터 그의 강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정은지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이번은 정말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았다...
그가 가까이 다가오자 정은지는 위아래로 그를 훑어보았다. 그녀가 두려움에 눈을 꼭 감고 있는 모습을 보고 그 남자는 이유 모를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왜, 겁먹었어?”
정은지는 그의 목소리를 듣고 눈을 떴다. 짧은 시간 안에 죽지는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눈을 뜨자마자 그 남자의 매혹적인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정은지의 다리는 멈추지 않고 덜덜 떨렸다. 그녀는 지하로 숨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만약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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