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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9장

순식간에 정은지의 옆으로 다가온 여준수는 그녀의 어깨를 잡고 구석구석 꼼꼼하게 살펴본 후에야 아직도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모습으로 물었다. “괜찮아?” 정은지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대답했다. “괜찮아.” “준수야, 걱정하지 마! 은지 씨는 목숨이 여러 개인 사람이잖아? 어떻게 무슨 일이 생길 수 있겠어? 기껏해야 잠깐 밖에서 돌아다니다가 잘생긴 남자라도 만났을지 몰라. 그리고 넌 은지 씨를 너무 아끼는 바람에 별일도 아닌 일로 호들갑을 떨었을 뿐이고.” 이 순간 다가온 고승준은 차가운 조롱과 비난을 퍼부었다. 그의 말은 불만으로 가득 차 있었다. 고승준은 자기 친구인 여준수가 어느 면에서든 뛰어나다고 생각했지만 여자 문제만큼은 너무 고지식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무리 고지식하다고 해도 하필이면 정은지 같은 여자에게 마음을 쏟으니 답답할 뿐이었다... 정은지는 가볍게 코웃음을 치며 고승준을 무시한 후 손에 있던 약 봉투를 들어 올리며 여준수에게 말했다. “조금 전에는 약을 사러 나갔다 왔어.” 여준수는 고개를 끄덕인 후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으면 됐어.” “얘기는 다 나눴어?” 이 순간 질문을 던진 정은지는 고승준과 유현영을 흘끗 쳐다보았다. 그러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시간도 늦었는데 얘기를 다 나눈 거라면 우리는 방으로 돌아가서 약 먹고 자야 해요. 일찍 쉬세요.” 말을 마친 정은지는 두 사람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여준수를 끌어당겨 방으로 돌아갔다. 그 태도는 한눈에 보기에도 다소 제멋대로였고 오만했다. 순간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고승준은 그 자리에 선 채 가벼운 욕설을 퍼부었다. “저 못된 계집애! 성질머리하고는!” 한편 두 사람의 친밀한 뒷모습을 바라보던 유현영의 눈가에는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방으로 돌아온 정은지는 여준수가 약을 먹을 수 있도록 따뜻한 물을 준비했다. 그녀는 물의 온도와 약의 정량을 확인한 후 여준수에게 건네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약 먹어.” 여준수는 아무 말 없이 약을 받아 들고 단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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