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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장

정은지도 그 고기에 젓가락이 향했다. “내가 먹을 거야.” 그러자 김서하는 갑자기 정색하며 정은지를 바라봤다. 역시나 정은지도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안에 아직 많아. 넌 다른 거 먹어.” “싫어. 난 이거 먹을래. 내가 먼저 집었으니까 이건 내 꺼야.” 진지한 김서하의 표정과 달리 분위기는 매우 장난스러웠다. 이때 정은지가 갑자기 다른 곳을 바라보며 말했다. “주헌 씨?” “어디?” 김서하가 고개를 돌린 순간 정은지는 찜해놓은 소고기 한 조각을 입에 넣고선 깔깔거리며 웃었다. 별일 아니지만 김서하는 괘씸함에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 저녁 식사를 마친 두 사람은 각자 헤어졌다. 정은지가 집에 돌아왔을 때 여준수는 이미 소파에 앉아 있었다. “준수 씨? 왜 벌써 왔어?” 정은지는 모처럼 야근하지 않고 집에 일찍 들어온 여준수가 의외인 듯 곧바로 달려가 그의 품에 파고들었다. “오늘 야근 안 했어?” “응.” 여준수는 그녀의 다정함에 익숙해진 듯 이제는 거부하지 않았지만 표정은 여전히 무덤덤했다. 정은지는 열정적인 본인과 달리 마지못해 가만히 있는 여준수의 반응이 마음에 들지 않아 기분이 언짢았다. 하여 눈살을 찌푸리며 손을 풀려고 하자 여준수는 팔을 뻗어 그녀를 붙잡았다. “움직이지 마.” 그렇게 말한 뒤 정은지의 어깨에 손을 얹었는데, 실수로 상처를 건드리게 되었다. “스읍.” 정은지는 고통이 밀려와 숨을 들이마셨다. “왜 그래?” 그의 반응에 놀란 여준수는 얼굴을 찌푸렸고 정은지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여준수는 말없이 그녀의 옷을 벗기고 어깨를 확인했다. 어깨 근처에 시퍼런 피멍이 들었는데 마치 곪은 것처럼 심각해 보이는 상처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런 멍은 절대 아무 이유 없이 넘어지거나 부딪혀서 생긴게 아니다. 여준수는 싸늘함을 내뿜으며 눈살을 찌푸렸다. “누가 괴롭혔어?” “아니야.” 정은지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을 이었다. “그냥 우연히 다쳤어. 심각한 건 아니니까 며칠 지나면 괜찮아 질 거야.” 그 말을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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