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장
이내 눈치챈 엄슬비는 기다렸다는 듯이 정은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정은지, 솔직하게 얘기해 봐. 100점 만점에 네가 98점을 받았다는 게 말이 돼?”
물론 정은지도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이 없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개의치 않고 냉소를 지었다.
“난 떳떳해. 왜냐하면 직접 한 글자 한 글자 타이핑해서 쓴 논문이 확실하거든. 그런데도 의심하니 나보고 어떡하라고?”
그러고 나서 감격에 겨운 얼굴로 임지현을 바라보았다.
“물론 감사한 사람이 있긴 해. 지현아, 네가 노트를 빌려주고 요점을 집어준 덕분에 이렇게 훌륭한 논문을 쓸 수 있게 된 것 같아. 고마워.”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고마움을 전하는 정은지를 보자 임지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깜짝 놀라더니 눈시울이 금세 빨개졌다.
하지만 정은지는 속으로 뻔했다. 비록 임지현이 요점을 체크해주긴 했으나 그녀에게 자세하게 설명해준 사람은 여준수였다.
따라서 엄연히 말하자면 숨은 공로자가 따로 있었다.
하지만 임지현이 루머에 휘말려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지금, 정은지는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다.
소여희는 엄격하기로 소문이 났다. 그동안 성격이 온순하고 착한 정은지가 공부만큼은 하위권이라 괜스레 딱하게 느껴졌지만 갑자기 100점에 가까운 논문을 써서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게다가 그녀는 애초에 정은지를 싫어했다.
결국 찰나의 고민을 끝으로 호통을 치기 시작했다.
“은지 양이 이렇게 악질일 줄은 몰랐네요. 설령 임지현 학생의 노트를 빌렸다고 해도 갑자기 1등이라는 쾌거를 이룰 정도는 아닐 텐데, 심지어 논문 점수가 노트의 주인을 초과하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가슴에 손을 얹고 진짜 부정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맹세할 수 있어요?”
그러고 나서 고개를 돌려 학생들을 훑어보며 말했다.
“여러분, 따라서 이번에 은지 양의 논문 점수를 인정하지 않기로 했어요. 부정행위는 치사한 짓이니까 다들 본받지 말고 자기 실력으로 승부를 겨루세요.”
소여희의 말이 끝나자 다들 속이 후련했다.
하긴, 정은지 같은 사람이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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