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5장

‘뭔 개소리야?’ 정은지는 어이가 없었다. “여아린. 네가 직접 봤어? 나는 따라오지 말라고 손을 뿌리쳤을 뿐이거든. 물에 빠진 건 본인 문제야.” “당연히 봤지.” 여아린은 콧소리를 치며 손가락으로 자기의 두 눈을 가리켰다. “네가 한아진을 밀어버린 장면을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 그리고 힘을 썼는지 안 썼는지 본인이 아닌 이상 알 수가 없잖아? 하지만 이거 하나만은 확신할 수 있지. 이렇게 중요한 자리에서 일부러 물에 뛰어드는 바보가 어디 있어?” 정은지는 한아진을 쳐다보며 속으로 비꼬았다. ‘글쎄 이 여자라니까.’ “그리고, 이분은 딱 봐도 수영할 줄 모르는 것 같은데 수영할 줄도 모르면서 물에 뛰어들어 자기 목숨 갖고 장난치는 바보가 어디 있어?” 여아린은 사건의 진실을 찾은 듯 자신만만하게 한아진의 편을 들어주었다. 주위에 서 있는 손님들도 여아린의 말을 듣고 머리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주위 사람들의 비난의 눈빛을 받으며 정은지는 말문이 막혔다. 아차 싶었다. 한아진이 일부러 물속으로 뛰어들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다. 여준수의 시선을 끌려고 행동한 거 라면 너무 지독했고 수단과 방법을 거르지 않았다. 정은지는 할 수 없이 어깨를 털며 선을 그었다.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야.” 그녀가 자리를 떠나려고 하자 여아린은 크게 소리를 질렀다. “거기서!” “아직 할 말이 더 남았어?” 정은지도 짜증이 가득 서려 있었다. 여아린은 냉소를 지으며 따졌다. “손님을 밀어놓고 그게 무슨 짓이야. 여씨 가문 일인으로서 부끄럽지도 않아?” “아니라고 했잖아!” 여아린은 잡아뗐다. “그럴 리가 없어!” “아니라고 부정하는 건 네 일방적인 얘기잖아. 당사자 얘기도 들어봐야 하지 않을까?” 여아린은 한 아진을 보면서 물었다. “죄송해요. 많이 놀라셨죠? 아까 이 여자가 민 게 맞나요?” 물음이 아니라 확정이었다. 정은지는 불만을 참으며 한 아진을 노려보았다. 그녀는 속으로 한아진이 제대로 사실을 고하지 않으면 가만히 놔두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다..하지만 한아진은 정은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