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1장
고승준은 새침한 척 머리를 획 돌렸다.
“묻지 마요. 난 몰라요.”
“승준 씨 부탁할게요. 알려줘요.”
정은지는 달래듯 그의 뒤를 따르며 부탁했다.
“모른다고 했잖아요. 모르는 걸 어떻게 알려줘요.”
고승준은 여전히 머리를 뻣뻣하게 치켜들고 오리발을 내밀었다.
끝까지 모르는 척하는 고승준을 보며 정은지는 할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사실 굳이 답을 듣지 않더라도 그녀는 여준수의 행방을 맞출 수 있었다.
분명 고하준한테로 갔을 것이다.
정은지는 어깨를 살짝 들었다 내리며 캐묻는 것을 그만두었다.
“알겠어요. 여기서 길 막지 말고 어서 저 아가씨들 곁으로 가요.”
그러고는 사정없이 고승준을 옆으로 밀쳤다.
성큼성큼 지나가는 정은지를 보며 고승준은 발을 ‘탁탁’ 굴렀다.
“야!”
‘나쁜 계집애, 바로 밀치고 가면 어쩌라고, 너무한 거 아니야?’
정은지는 한시라도 빨리 여준수를 찾아내고 싶었다.
한아진이 뭔가 꾸민 것 같은데, 여준수를 따라 같이 병원으로 갔을 가능성이 높았다.
만에 하나 진짜 따라갔다면 두 사람은 동행했을 테고, 정은지는 지금 둘이 같이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싫었다.
최악의 가설을 세우며 정은지는 걸음을 빨렸다.
아까까지 즐겁게 담소를 나누고 있었던 고승준은 정은지를 발견한 뒤로부터 정신을 딴 곳에 팔았다.
그는 주위에 둘러싸인 미인들한테 아쉽게 인사를 했다.
“잠시 실례해야 할 것 같네요. 갑자기 꼭 처리해야 할 일이 생겨서요.”
“벌써요... 조금 더 있다 가요.”
여자들은 아쉬움을 드러내며 나긋한 목소리로 고승준을 잠시나마 더 잡아두려 했지만, 그는 그저 적절한 미소를 보이며 자연스레 자리를 떴다.
특별한 곳 하나 없이 그저 예쁜 여인들뿐이었다. 뭘 하든 선을 잘 지키는 고승준은 망설임 없이 정은지의 뒤를 따라나섰다.
...
한편. 여준수도 금방 여씨 가문 저택 밖으로 나서게 되었다.
그는 긴 다리로 큰 폭을 딛으며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갔고 뒤에는 하이힐을 밟은 한아진이 거의 뛰다시피 따라왔다.
“준수 씨, 잠시만요.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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