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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장

순식간에 두 사람의 언성이 높아졌다. 그리고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강순자도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 여준수가 돌아왔다. 집 문을 들어서 강순자에게 안부 인사를 건네기도 전에 강순자가 여준수의 손을 잡으며 드레스 앞쪽으로 끌고 왔다. “준수야, 네가 드레스를 골라줘야겠다. 어느 것을 입는 게 좋겠니?” 강순자의 말을 들은 여준수는 고개를 들어 드레스를 보고 여아린과 정은지를 번갈아 봤다. 두 사람도 간절한 표정으로 여준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흠...” 두 사람의 시선에 무척이나 난감한 여준수는 다시 드레스를 바라보며 고민했다. 그리고 손을 들어 한복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게 좋을 것 같아요.” 여준수의 말을 들은 정은지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환한 표정으로 강순자에게 말했다. “할머님, 제 말이 맞죠?” 반면 여아린은 화난 표정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강순자도 이런 상황이 재밌어서 웃으며 말했다. “그래, 그럼 한복으로 하자구나.” 잠시 후 강순자가 한복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정은지는 강순자가 나오자 앞으로 가서 머리를 빗겨드리고 노리개를 달아드렸다. 정은지는 익숙한 듯 강순자의 머리카락을 빗고 땋아서 예쁜 올림머리를 해주었다. 옆에 있던 헤어 디자이너가 봐도 보통 솜씨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런 정은지의 행동을 거울로 지켜보고 있던 강순자는 손자며느리가 더 예쁘게만 느껴졌다. 날이 점점 어두워지면서 파티 시간이 다가왔다. 강순자는 단아한 한복에 곱게 땋은 올림머리를 하고 내려왔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정말 너무 아름다우세요!” “큰 사모님은 뭘 입어도 잘 어울리세요! 오늘 입으신 한복은 더욱 그렇고요!” 칭찬을 들은 강순자의 기분도 무척이나 좋아 보였다. 그리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게 다 우리 손자며느리 덕분이에요.” 말은 마친 강순자는 따뜻하게 정은지의 손을 잡았다. 그러자 그 말을 들은 여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불편한 표정이었다. 원래 근본도 모르는 정은지가 여씨 가문의 며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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