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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장

그 말을 마치고 정은지는 몸을 일으키고 당당하게 안성규를 향해 걸어갔다. “자, 이제 말해 봐요. 어떻게 하면 저 아이를 데려갈 수 있는지를.” 어느새 주변에는 구경하러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사람들은 정은지를 위아래로 살피며 무어라 수군거렸다. 그때 안성규가 대수롭지 않다는 얼굴로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아주 간단해. 우린 내기하는 거야. 네가 이기면 너희 둘 다 보내줄게.” “좋아요. 무슨 내기죠?” 정은지는 아주 시원하게 대답했다. 안성규는 그녀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물었다. “어이, 정말 목숨도 필요 없어?” “무슨 뜻이죠?” 정은지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이에 주변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들은 정은지가 아무것도 모르는 풋내기고 멋도 모르고 이곳까지 왔다고 생각했다. 안성규도 웃음을 터뜨렸으며 이렇게 말했다. “레이싱으로 승부를 보는 거야.” 그 말에 정은지는 눈썹을 치켜세웠다. 당연히 예상했던 내기였다. “규칙은 아주 간단해. 정해진 시간에 같은 지점에서 출발해 먼저 도착한 사람이 이기는 거야.” 안성규는 침착하게 설명했다. “네가 이기면 사람을 데려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금도 줄게. 2억.” 잠시 뜸을 들인 안성규가 계속 말을 이었다. “하지만 네가 진다면 사람은 구하지 못하고 벌금도 내야 돼. 벌금은 10억. 그런데 운이 나쁘면 넌 레이싱장에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 그래도 내기를 계속할 거야?” 안성규는 정은지가 당연히 포기할 거로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포기할 기회를 줄게. 지금이라도 얌전히 나가.” 그 말에 사람들은 또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 지금이라도 돌아가.” “저렇게 어린아이가 무슨 레이싱을 한다고. 불가능한 일이지.” ... 모든 사람은 정은지의 실패를 예상했고 내기를 중단하라고 외쳤다. 바짝 긴장한 임지현도 정은지를 설득했다. “은지야, 그냥 날 내버려두고 너라도 빨리 가.” 그러나 모두의 예상을 깨고 정은지는 활짝 웃으며 시원하게 대답했다. “문제없어요.” 그러자 구경꾼들은 깜짝 놀랐고 정은지는 오히려 덤덤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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