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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장

소여희는 또 갑자기 잡고 있던 머리를 풀어주면서 말했다. “풀어줘.” 그녀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한 건달이 다가와 칼로 끈을 잘랐다. 정은지는 빨갛게 된 손목을 어루만지면서 소여희를 의문 가득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소여희는 정은지를 보면서 경멸스럽게 웃었다. “널 순순히 보내주려고 풀어줬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정은지는 당연히 이런 순진한 생각을 할 리가 없었다. “날 힘들게 납치해왔는데 보내줄 리가 있나. 말해. 대체 뭐 하자는 건지.” 그녀는 전혀 물러서지 않았다. 소여희는 또 갑자기 입을 움켜쥐고 크게 웃었다. “그리 바보는 아니네. 근데 너한테 뭘 하려 했던 것도 아니야.” “무슨 뜻이야?” 정은지는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뭔가 이상해. 다른 나쁜 꿍꿍이가 있을 수 있어.’ 아니나 다를까 소여희가 갑자기 웃음을 멈추더니 날카롭게 말했다. “내가 받은 고통의 열 배만큼 돌려주려고.” 그러고는 손을 흔들어 건달들을 불렀다. “오늘 고생했으니까 이 여자 데리고 마음껏 즐겨. 꼭 못살게 굴어야 해, 알았어? 내가 받은 치욕의 열 배 정도 받도록 말이야. 일이 잘 마무리되면 선불의 3배를 줄게.” 돈을 세 배 주겠다는 소리에 건달들의 두 눈이 반짝였다. “알겠습니다.” 건달들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자 정은지의 표정이 급변하더니 소여희에게 다급하게 말했다. “소여희, 당장 멈추라고 해.” “꿈 깨.” 소여희는 정은지를 무섭게 째려보았다. “여기서 즐기고 있어. 이게 바로 날 건드린 대가야.” 그녀는 할 얘기만 끝내고 우쭐거리면서 휙 가버렸다. 돌아서면서 크게 웃기도 했는데 웃음소리가 어찌나 잔인하고 음침한지 소름이 다 돋을 정도였다. 정은지가 속으로 생각했다. ‘나쁜 년. 이런 비겁한 수단을 써?’ 그녀는 눈앞의 남자들을 경계하는 수밖에 없었다. “가까이 오지 마.” 그런데 건달들이 그녀의 말을 순순히 들을 리가 있겠는가? 정은지에게 가까이 다가가면서 손을 비비적거렸다. “예쁜이, 쑥스러울 것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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