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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장

그의 말대로 정은지는 다른 사람으로 변해있었다. 최소한 예전에는 맨날 옆에 붙어있었는데 말이다. 쇼핑하러 가든 밥 먹으러 가든 무조건 옆에 있어 줘야 했지만 지금은 일주일 내내 연락도 없었다. 고하준은 자기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았다. “어때요? 한번 떠보는 거 어때요?” “어떻게 떠볼 건데요?” 한아진이 되묻자, 고하준이 대답했다. “어떻게 떠보긴요. 당연히 자연스럽게 접근해서 슬쩍 떠보는 거죠.” 하지만 한아진은 이 말을 듣자마자 깊은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그만 해요. 저는 지금 그럴 기분이 아니에요. 지금 전교생들이 저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인 거 안 보여요?” 전혀 틀린 말은 아니었다. 전에는 청순하고 착한 공부의 신으로 알려졌는데 지금 이런 스캔들이 터지니 비호감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다. 청순한 척했다는 생각에 사람들은 그녀를 보기만 해도 역겨워했다. 지금은 어딜 가든 무시와 질타를 받아야만 했다. 떠받들어 살던 예전과 비하면 그 대우는 정말 천차만별이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저 멀리서 수군거리는 사람이 있었다. “봐봐. 저 사람이 바로 한아진이야. 앞뒤가 다른 사람.” “저 사람이 바로 그 가식녀구나!” “맞아. 평소에는 세상 착한 척 다하더니 실제로는 얼마나 악독스러운 사람인지 몰라.” “쯧쯧쯧. 정말 사람은 겉만 보고 판단하면 안 돼.” ... 들려오는 말에 한아진은 컵을 꽉 쥐었다. ‘이런 젠장!’ 이때 고하준이 계속해서 물었다. “정말 은지 씨를 떠볼 생각이 없어요?” 그럴 마음이 전혀 없던 한아진은 지금은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당연히 그래야죠!’ 만약 이것이 정은지의 짓인 것을 알게 되면 한아진은 절대 그녀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 주말. 시끌벅적했던 시간이 지나고, 정은지는 드디어 학교에 나오기 시작했다. 소여희가 없으니 세상이 온통 조용해진 듯한 느낌이다. 정은지는 방과 후 손을 다쳐서 다니지도 못했던 트레이닝 센터에 가기로 했다. 지금은 많이 나아져서 훈련을 계속 받아도 되었다. 이때 임지현이 같이 걸어 나오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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