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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장

“안 돼.” 여준수는 단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바로 거절했다. ‘하, 부부 사이에 못 할 건 또 뭐래?’ 여준수가 튕기니 정은지의 표정이 다시 어두워졌다. ‘또 튕긴다 이거지? 내가 이대로 물러날 것 같아?’ 욱신거리는 몸을 움직이며 정은지는 소파에서 풀쩍 뛰어오르더니 다리를 올려 코알라처럼 여준수의 몸에 올라탔다. 갑자기 늘어난 무게에 움찔하던 여준수가 버둥거렸다. “정은지, 뭐 하는 거야.” “욕실까지 안아달라고. 왜? 안 돼?” 정은지의 억지에 여준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거 놔.” 하지만 정은지의 막무가내 애교에 목소리는 어느새 누그러진 상태였다. 정은지의 손을 떼어내던 여준수가 말했다. “떨어져.” “싫은데?” “내려오라고.” “싫어. 준수 씨, 나 너무 힘들어서...” 이때 두 사람은 동시에 휘청이다 그대로 소파에 풀썩 쓰러졌다. 얼굴은 금방이라도 닿을 듯 가까워졌고 서로의 숨결이 그대로 느껴졌다. 이때 마침 주방에서 나오던 여준수의 몸을 가로 탄 채 주저앉은 정은지와 소파에 누운 여준수를 번갈아 바라보던 이은실은 두 눈을 막은 채 주방으로 돌아갔다. ‘내가 지금 정은지 때문에 넘어진 거야?’ 왠지 자존심이 상한 여준수의 목소리가 한껏 무거워졌다. “일어나라고.” “싫어.” 역시 이런 상황이 연출될 거라곤 예상치 못한 정은지였지만 이렇게 된 이상 이 상황을 제대로 즐기고 싶었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건데.” 여준수는 또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왜 이러긴. 나 욕실까지 안아다 달라고. 오케이하면 바로 일어날 테니까.” 정은지는 여전히 억지를 부려댔다. 이에 순간 여준수의 눈동자가 살짝 어두워지더니 뭔가 꾹 눌러 담듯 숨을 집어삼켰다. “일어나.” 한껏 어두워진 얼굴에 막무가내로 나가던 정은지 역시 왠지 초조해졌다. ‘설마 화난 건 아니겠지?’ 그의 눈치를 살피던 정은지는 살짝 변한 여준수의 하체를 느끼곤 눈에 띄게 당황하기 시작했다. 한편, 그녀에게 들킨 걸 인지한 여준수는 살짝 굳은 얼굴로 벌떡 일어나더니 아무 말없이 정은지를 번쩍 안아 성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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