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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화

우리가 손에 피 묻히기도 전에 먼저 큰 화를 입었으니 이 얼마나 통쾌한 일이던가? 나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하늘이 노하신 것이지. 죄를 지은 자는 결국 스스로 대가를 치르게 마련이다. 듣자 하니, 그자에겐 자식도 없다 하더구나.” 하륜은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 “네, 이미 세상을 떠난 전처가 아이를 밴 상태였다고 합니다. 그 아이마저 세상에 나오지 못하였으니, 실로 대가를 치른 셈이지요.” 어마마마께서 자신의 조카가 이 지경이 된 것을 알게 되면 과연 어떤 표정을 지으실까? 아마 이번에도 모든 탓을 내게 돌리시겠지. 내가 그런 흉한 일을 꾸몄다고 여기시며 눈에 불을 켜도 달려들 것이다. 하지만 원망이 늘어난다고 하여도 그리 걱정할 일은 아니었다. 어차피 어마마마께서 나를 미워하시는 이유는 이미 차고도 넘쳤으니 거기에 하나 더 얹어져도 달라질 것은 없었다. 나는 어마마마의 진심을 깨달은 날부터 더는 기대하지 않기로 했다. 그 기대가 무너진 자리에 남은 것은 단단한 마음뿐이었다. 기댈 곳이 없으면 누구도 나를 해칠 수 없게 된다. 예상대로 어마마마께서는 이 일을 내 탓이라 여기시며 분을 삭이지 못하시고 곧바로 나를 궁으로 부르셨다. 그 부름이 무슨 뜻인지 너무도 잘 알기에 나는 대담히 가지 않기로 했다. 어마마마께서 내가 가지 않겠다고 하자 궁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대신 안 상궁을 보내 나를 꾸짖게 하셨다. “공주마마, 어찌 이리도 매정하십니까? 그자는 공주마마의 사촌 오라버니 아닙니까? 사람을 그렇게까지 몰아넣으면 안 되는 겁니다. 훗날 다시 보게 될 터인데, 공주마마께서는 외가와의 연을 끊으실 작정입니까?” 나는 한껏 나른한 목소리로 대꾸하였다. “그만 떠드십시오. 어마마마께 전해주세요. 이 일, 제가 꾸민 것이 아니라고요. 믿으시든 말든 그건 그분의 자유지요. 정말로 제가 한 일이었다면 그자의 씨를 말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여 목숨까지 끊어 놨을 것입니다.” 안 상궁은 내 말을 듣고 할 말을 잃은 듯 당황했다. 하지만 때로는 이런 무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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