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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나는 송유빈이 결코 경솔하게 나를 해치지도 않을 것이고 선을 넘는 일도 없을 것임을 알고 있었기에 주저 없이 그 약속을 받아들였다. 내가 동의하자 그는 입가에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 화려하고 매혹적인 그 웃음 속엔 감히 헤아릴 수 없는 위험과 유혹이 뒤엉켜 있었고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 허나 이미 뱉은 말이니 더는 돌이킬 수 없었다. 얼마 뒤, 채령이 다가와 시합 준비가 모두 마무리되었음을 정중히 알렸다. 민연아는 마치 이미 승리를 확신한 자처럼 입꼬리에 여유로운 미소를 머금고 있었고 나세령은 입술을 꾹 다문 채, 긴장된 기색으로 조용히 자리를 지켰다. 시제가 발표되자 민연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익숙한 연기와 함께 신비한 몸짓을 시작했다. 나세령은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은 채, 고요히 생각에 잠겼다. 한편, 민연아는 무대 앞으로 나서더니 갑자기 몸을 휘며 춤을 추었고 자리로 돌아와 시를 쓰려던 순간, 그녀의 얼굴빛이 일순간 바뀌었다. 그녀는 황급히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시종을 찾기 시작했다. 허나 그녀의 시녀는 이미 내 손에 넘어온 상태로 두 손은 뒤로 묶였고 입엔 수건이 물려 있었다. 그 광경을 본 민연아의 얼굴은 붉게 달아오르더니 곧 핏기가 가시며 무릎이 꺾일 듯 휘청거렸다. 그렇다. 민연아는 글을 지을 줄 모르는 자였다. 진정한 시인은 그녀 곁을 지키던 그 시녀였다. 시회가 열릴 때마다 시녀가 미리 준비한 시구를 작은 쪽지에 써 몰래 건넸고 민연아는 그것을 따라 적기만 했던 것이다. 그 시녀의 동작은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은밀하고 숙련되어 있었다. 분명 수차례 연습을 거친 솜씨였다. 그러나 나는 그 흐름 속에서 그녀의 이상함을 알아차렸고 이내 그녀를 민연아에게서 떼어놓았다. 이제 모든 연극은 막을 내릴 차례였다. 사람들은 민연아의 이상한 행동을 보고 그 이유도 모른 채 서로 속삭이기만 했고 권경현은 얼굴을 가리며 고개를 돌렸다. 나는 민연아에게 다가가 일부러 크게 웃으며 비웃었다. “곁에 붙어 지내던 시녀 하나 사라지니, 한 자도 제대로 적지 못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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