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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시제를 냈던 어린 소녀는 두 사람의 시를 조심스레 받아 들고 나가 참석자들에게 평가를 맡겼다. 왼쪽과 오른쪽에 꽃바구니가 각각 하나씩 놓여 있었고 그 아래에는 시 한 편씩이 무기명으로 펼쳐졌다. 참석자들은 각자 꽃 한 송이를 건네받고 마음에 드는 시의 바구니에 조용히 꽃을 넣었다. 마지막에 꽃의 수를 세어 더 많은 꽃을 받은 쪽이 승리하게 되는 것이다. 시에 별 관심이 없는 진시연은 나에게 어느 쪽이 더 좋은 시인지 물었다. 나는 두 시를 천천히 살펴보고 말했다. “둘 다 정성은 깊으나, 민연아의 시가 한 수 위로 보이네요.” 진시연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어찌 그리 확신하시는 겁니까?” 나는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 “나 회장님은 명문가 출신이라서 시 속에 은연중에 귀티가 배어 있습니다. 헌데 다른 이는 달랐습니다. 같은 치마를 주제로 삼았더라도 풍기는 결이 미묘하게 다르네요.” 그 사람은 분명 자신의 출신을 숨기려 애썼고 최대한 화려하고 풍류 있는 시어를 골랐을 것이다. 하지만 어릴 적부터 몸에 밴 품위란 억지로 따라 할 수 없는 것이니 그런 점에서 차이가 드러나는 것이었다. 나는 그 내막을 알고 있었기에 더욱 선명히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그 사람도 실력은 뛰어났고 동궁에서 부유함을 경험한 바 있었기에 세상 물정을 모를 리는 없었다. 하지만 이 자리에 있는 자들 가운데 그 미묘한 차이를 분별해 낼 이는 드물 터였다. 약 두 시진이 지나고 드디어 결과가 발표되었다. 민연아가 승리하였고 그녀의 바구니에는 나세령보다 몇십 송이 더 많은 꽃이 담겼다. 나세령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리며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민연아는 승리에 도취한 듯 당당하게 말했다. “이 대결, 제가 명백히 이겼습니다. 나 회장님께선 약조하신 대로 이 자리에서 제게 무릎을 꿇으셔야 합니다.” 그 말에 권경현이 서둘러 앞으로 나서려 했으나 사람들에게 가로막혀 제자리에서 외쳤다. “연아야, 그만둬! 나 회장님을 더는 곤란하게 하지 마!” 민연아의 눈엔 분노가 번뜩였다. “먼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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