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화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즉시 반박했다.
“부당 거래가 있다고 생각되면 함부로 떠들어 남을 모함하지 말고 증거를 찾아 관아에 가서 이르거라. 이 몸은 왕실의 일원이다. 죄를 지으면 마땅히 벌할 사람이 있는데 무죄면 더더욱 할 말이 없지 않느냐? 어디서 감히 비천한 네놈 따위가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이냐! 여봐라, 함부로 입을 놀려 무례를 범한 자에게 매를 들라!”
권경현의 표정이 확 바뀌며 도망치려 했지만 내 부하들에게 제지당했다.
민연아가 데리고 온 호위가 나서서 도와주려 하자 내가 의미심장하게 경고했다.
“이렇게 많은 이들이 보는 데서 이 나라 공주를 모욕한 죄로 벌을 내리는 것인데, 함부로 끼어들면 국법을 어기고 왕실에 불만이 있는 것으로 간주할 것이다.”
거대한 죄명에 호위들은 서로 눈치만 보며 나서지 못했다.
하륜은 오래전부터 권경현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똑똑하고 냉철하게 가까이서 지켜본 그는 권경현의 위선적인 가면 뒤에 숨은 간사함과 허술함, 그리고 나의 맹목적인 신뢰를 일찍이 알아차렸다.
특히 일련의 사건들이 벌어지고 하륜은 권경현이 주제도 모른 채 한없이 잘해주는 공주를 버리고 시답잖은 여자와 엮인다며 나무랐다.
드디어 명을 받아 개인적인 원한을 앙갚음할 기회가 생겼기에 그는 부하에게 시키지 않고 직접 잔혹한 매질을 해댔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좌우로 번갈아 때려 허여멀건 얼굴이 다채롭게 변하고 원래 모습을 거의 볼 수 없을 정도로 부어올랐다.
민연아는 고함을 지르며 권경현을 감싸 안고 숨을 쉴 수 없을 때까지 울부짖었다.
“공주마마, 경현 오라버니가 잘못했어도 이러실 필요까지 있으셨습니까. 사람을 죽여서 입을 막으려는 겁니까?”
나는 묘한 미소를 지었다.
“잘못했어도? 네 말은 옳은 일을 한 것도 있다는 뜻이냐? 좋다. 여봐라, 여기 매를 들 자가 하나 더 필요하구나. 채령아...”
민연아가 허둥지둥 변명했다.
“소인은 그런 뜻이 아니오라 그저 아량을 베풀어주시길 바라는 마음에... 말 한번 잘못했다고 하여 백성들이 보는 앞에서 사람을 때려죽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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