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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태양이 비춰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졌다. 두 사람의 그림자가 겹쳤고 마치 끝없는 굴레에 빠져 뒤엉켜있는 것 같았다. 안희연은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가 고개를 세게 저으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어떻게 여기를 왔어?” 그녀는 고개를 돌려 곁에 있는 남자에게 물었다. “준택이가 말해줬어. 장인어른이 너를 집에 가뒀다고.” ‘안준택이 집에 사람을 둬서 감시하고 있었다고? 잠깐만...’ “준택이가 당신한테 고자질했어?” 곧 매형이 아닐 사람인데 왜. 안희연은 화가 난 듯했고 미간을 찡그리고 화를 참는 모습이 꽤 귀여웠다. 고현준의 눈빛에는 웃음기가 서렸다. 안희연에게 얘기하지 않은 것이 있었다. 안준택은 유용한 제보를 한번 할 때마다 몇백만 원이 되는 용돈을 받을 수 있었다. 다른 건 몰라도 돈은 늘 부족하지 않았다. “계속 공부를 할 거야, 출근할 거야?” 고현준이 갑자기 물었다. “그걸 현준 씨가 어떻게...?” 안희연은 말하다가 문득 깨닫게 되었다. 하긴 그렇다. 석, 박사 통합과정 정원이 결정되고 그녀가 학과에서 난리를 치는 걸 지지했던 고현준 보호자에게 통보를 안 했을 리가 없다. 안희연은 귀찮은 생각이 들었다. 고현준과 이혼 절차가 끝난다면 그들에게 한번 또 설명해줘야 하는 건가? “응?” 고현준이 재촉했다. 안희연은 사실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 않았다. 이제 두 사람의 관계에서 굳이 할 필요가 없는 대화였다. 하지만 고현준이 이 문제로 시간을 들이고 신경을 써준 건 사실이었기에 한 마디의 설명도 없이 넘어가는 건 도리가 아니었다. “생각 중이야.” 안희연은 그림자를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 “다만 학과의 처사가 너무 마음이 식게 만들어.” 안희연은 현명하고 영리했으며 혼자서도 충분히 모든 걸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아직 막 스물둘이 된 학생일 뿐이니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아직은... 다소 순진한 면이 있었다. “몽실아. 학교는 직장만큼 복잡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순수한 공간도 아니야. 보통 학생들에게는 멀게 느껴지는 일들이 너에겐 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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