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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안희연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조명 아래서 언제나 섬세하고 사랑스러웠던 그녀의 미소가 조금은 씁쓸해 보였다. “고현준, 내가 원하는 인정은 혼인신고를 하고 법적으로 아내가 되는 게 아니야. 아내나 사모님 소리나 들으면서 한 집에서 한 침대에 누워 자는 것도 아니야. 난 날 사랑해 주는 남자를 원해. 온전히 나만 사랑하고 나만 바라보고 어떤 상황에서든 나만 선택해 주는 사람. 이제 알겠어?” “그러는 넌 나만 선택할 건가?” 안희연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고현준이 물었다. ‘그래.’ 안희연은 마음속으로만 답할 뿐, 고현준의 마음속에 자신이 유일무이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감히 입밖에 내뱉을 수 없었다. 그녀와 안수지 사이에서 그는 늘 안수지를 선택했다. 굳이 남에게 빌붙어 모욕당하고 자존심까지 짓밟힐 필요는 없었다. 3년 전 술에 취해 자신을 내어줬던 그날 밤에 철없던 시절의 모든 용기를 소진했다. 그리고 3년 동안 고현준 때문에 그녀가 관계를 유지해 나갈 남은 기력마저 고갈되었다. “아니.” 안희연이 시선을 내린 채 답했다. “허.” 고현준은 가볍게 조롱하듯 웃었다. 침묵하는 안희연의 반응이 놀랍지도 않았다. 그녀의 마음속엔 형도 있고, 선배도 있지만 유독 그는 없었다. 그와 결혼한 것도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내린 선택이었을 뿐. 욕실에서 요란한 물소리가 들려오지만 넓은 침실은 무서울 정도로 조용했다. 안희연은 무릎을 감싼 채 침대에 기대고 앉아 옆 탁자에 놓인 장미를 바라보았다. 일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된 걸까. 분명... 분명 몇 분 전까지 그녀와 고현준은 분위기가 좋았다. ‘카드를 주고 잠자리한다는 말 때문인가?’ 그녀가 말실수를 한 게 맞는 것 같았다. 둘은 아직 부부고 그녀는 아내로서 의무를 다해야 하니까. 그녀가 원해서 그와 결혼한 거다. 그가 있으면 안씨 가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까. 고현준에게 마음을 품었던 것도 이 방에서 시작되었다. 한때는 그녀에게 무척 잘해줬었다. ‘많이 잘해줬지.’ 안희연은 욕실을 바라보다가 결심을 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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