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화
고현준이 미간을 찌푸렸다.
“안희연, 원하는 걸 말해. 억지 부리지 말고.”
안희연은 기가 막혔다.
“남자들 참 웃긴다. 논리적으로 요구를 제기하는데 억지를 부린다고 하네.”
“안희연, 그때 너 때문에 안수지가 다친 건 충분히 고의상해죄로 고소할 수 있는 수준이었어. 넌 형사 책임을 질 수도 있었다고.”
이를 악물고 고집스럽게 그를 바라보는 안희연의 눈동자엔 자세히 들여다보면 분노와 억울함이 가득했다.
그녀는 시큰거리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가 다시 뜨며 평정심을 되찾았다.
“안수지를 다치게 한 건 내가 아니야. 내가 안 했어.”
안희연은 상대방을 설득하려는 듯 아주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그러다 잠시 말을 멈추고 고현준이 말하기도 전에 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알아, 믿지 않는 거. 3년 전에 내가 수작 부려서 결혼을 강요한 게 아니란 것도 믿지 않는데, 어떻게 내가 당신이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던 안수지를 다치게 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믿겠어?”
안희연은 생각할수록 억울했다. 그동안의 감정과 3년의 세월이 전부 헛되게 느껴졌다.
고현준의 얇은 입술이 살짝 벌어지며 눈물이 그렁그렁한 그녀의 눈가를 보자 심장이 욱신거렸다.
“고현준, 3년 전 일은 내가 미안해. 술 마시고 충동적으로 당신을 찾아가 밤을 보낸 내 잘못이야. 지금이라도 사과하고 참회할게. 그러면 돼?”
“충동적으로?”
고현준의 표정이 굳어졌다.
“안희연, 나랑 결혼하는 게 그렇게 싫어?”
“그래, 싫어!”
안희연은 망설임 없이 답했다.
“다시 돌아간다면 그날 밤에 절대 당신 찾아가지 않아. 차라리 아무 남자하고 자는 게 당신을 만나는 것보다 백배는 나아. 적어도 한번 잔 걸로 내 명성과 결혼생활까지 박살 나진 않을 테니까.”
그와 결혼해서 좋을 게 있나.
3년이 지났지만 그는 여전히 그녀를 조금도 좋아하지 않았고, 3년 전이나 후나 여전히 안수지가 우선이었다.
손목에 있는 상처는 그녀의 헛된 마음에 대한 벌이었다.
고현준은 시선을 내린 채 알 수 없는 대답을 건넸다.
“그래?”
그러면서 다시 안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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