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화
“그러게!”
안수지는 치밀어 오르는 분노에 이가 갈려 방해만 되는 멍청이 안준택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안준택은 억울하기만 했다.
잘못 말한 게 하나도 없었다.
괜히 따가운 눈총만 받은 안준택도 불만이 가득한 채 팔짱을 끼고 고개를 돌리며 안수지를 외면했다.
모두가 지켜보는 앞에서 안수지는 어쩔 수 없이 다시 팻말을 들어 살 떨리는 가격을 외쳤다.
“25억.”
경매 대리인이 곧바로 팻말을 들었다.
“28억.”
안수지는 대리인을 뚫어져라 노려보다가 몇 초 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29억!”
“32억.”
잔뜩 흥이 오른 관중들은 안수지를 바라보며 어디까지 가격을 올릴 수 있을지 지켜보았다.
안수지의 표정이 뒤틀렸다.
“희연아, 저 팔찌가 이모 것이라는 증거도 없는데 이렇게까지 해야 해? 네 추측 하나 때문에 집에서 네가 착용하지도 않을 팔찌를 사줘야 하냐고.”
에메랄드 팔찌는 20대 초반의 아가씨가 따기엔 과했다.
안수지는 순식간에 비난의 화살을 안희연에게 돌렸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들었으면 안씨 가문이 억지를 부리는 안희연에게 최대한 맞춰주는 줄 알 것이다.
안수지는 이 바닥에서 평판이 좋았고 안준택은 망나니로 잘 알려졌기에 사람들이 누구의 말을 더 들을지는 자명했다.
나미래의 표정이 싸늘해지며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안희연이 알아서 팻말을 들었다.
“33억.”
그 행동 하나로 에메랄드 팔찌가 안희연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남유리의 유품이 아니라면 안희연이 이렇게까지 돈을 쓰겠나.
“희연아, 홧김에 그러지 마. 그럴 돈 있어?”
안수지는 이를 악물며 말했고, 안준택이 옆에서 당연하다는 듯 대꾸했다.
“매형 돈 많잖아?”
잠시 멈칫한 그가 고현준에게 다시 한번 확인했다.
“매형이 돈 낼 거죠? 난 지금까지 쇼핑하러 나와서 여자를 돈 쓰게 하는 남자는 못 봤어요. 엄청 창피한 거잖아요.”
고현준은 기꺼이 고개를 끄덕이며 계산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는 고개를 돌려 안희연에게 말했다.
“마음껏 놀아. 돈은 내가 내.”
안희연 뒤에 있던 중년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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