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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엄밀히 말하면 안희연과 고현준은 나란히 앉은 게 아니라 가운데 빈자리가 있었지만 고개만 돌리면 서로를 볼 수 있었다. 고현준처럼 큰 키에 팔다리가 긴 사람은 팔을 뻗기만 해도 안희연에게 닿았다. 경매는 순차적으로 진행되었고 안희연은 앞서 나오는 물건들에 별 관심이 없었다. 살짝 넋을 놓고 있는데 오른쪽에서 무언의 압박감이 느껴져 짜증스럽게 옆을 흘겨보았다. 그런데 앞만 바라보고 있던 남자가 그녀의 시선에 고개를 돌리며 눈썹을 치켜올릴 줄이야. 꼭 할 말이 있냐고 묻는 것 같은 모습에 안희연은 이를 악문 채 씩씩거리며 고개를 돌려 다시 경매 현장을 지켜보았다. “예비 전남편이 널 보고 있어.” 나미래가 안희연을 쿡쿡 찌르며 낮게 중얼거렸다. “안수지도 널 보고 있어.” 안희연은 그 말에 망설임 없이 고개를 돌리며 시선이 고현준을 지나쳐 더 멀리 있는 안수지를 바라보았다. 주변 분위기가 지나치게 이상했는지 경매에 몰두하던 안준택이 집중력을 잃고 오른쪽에 있는 큰 누나와 왼쪽에 있는 작은 누나를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다음은 백금 무늬가 새겨진 에메랄드 다이아몬드 팔찌입니다.” 경매사의 목소리에 여러 사람이 일제히 경매 테이블을 바라보았다. 안희연의 어머니 남유리가 소장하고 있던 바로 그 에메랄드 팔찌였다. 경매사가 팔찌의 백금 고리에 새겨진 로고를 소개할 때 안희연은 안수지를 조롱하듯 쳐다보았다. 디테일이 똑같은데 더 변명할 여지가 있을까. 안수진은 그저 평범한 구매자인 척,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척 앞만 바라봤다. 고현준 바로 옆에 앉았으면 몇 마디 해명이라도 했을 텐데 그와 가까이 앉은 안희연이 또 뭐라고 헛소리를 해댈지 누가 알겠나. 경매가 시작되고 많은 사람이 참여해 시작가 11억에서 21억까지 껑충 솟았다. 안수지가 꼭 낙찰받겠다는 기세를 보였다. 그녀와 고현준의 관계가 돈독한 데다 안씨 가문 자체가 감히 우습게 볼 수 없는 상대라 상당수의 사람이 응찰을 포기하고 결국 두 사람만 남았다. “22억.” 안수지가 자신만만하게 팻말을 들었다. 예상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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