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화

“이런 망할.” 총알이 남자의 귀 바로 옆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에 남자는 깜짝 놀랐다. “노영우, 날 쏘려고 한 거야?” 정신을 차린 남자가 크게 소리쳤다. “강비상, 뒤를 조심해.” 긴장한 표정으로 한마디 외친 노영우는 전혀 농담처럼 보이지 않았다. 물론 총으로 농담할 사람도 없을 것이다. 잔뜩 경계하면서 몸을 돌리며 허리에 찬 권총을 꺼내든 강비상은 눈앞에 젊은 남자가 서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눈빛을 번뜩이더니 주저 없이 권총을 들어 방아쇠를 당겼다. 쾅! 하지만 방우혁은 손바닥으로 강비상의 권총을 날려버렸다. ‘이 녀석, 왜 이렇게 빠르지?’ 안색이 변한 강비상은 왼쪽 소매를 휘둘렀다. 이내 은빛을 번뜩이는 칼이 방우혁의 심장을 공격했다. 모든 공격은 목표물의 급소부터 노리는 것이 바로 킬러의 본능이었다. 미세하게 눈살을 찌푸린 방우혁은 칼이 자신에게 닿기 직전 손바닥으로 내리쳤다. “아악.” 왼쪽 손목을 강타당한 강비상은 손에 있던 칼도 바닥에 떨어뜨린 뒤 몇 걸음 뒤로 물러나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방우혁을 바라보았다. 이때 운전석에 앉아 있던 노영우가 방우혁의 머리를 조준해 방아쇠를 당겼다. 탕. 방우혁은 마치 예측이라도 한 듯 머리를 살짝 옆으로 움직여 총알을 피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말도 안 돼.” 노영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고위급 무사를 암살한 적이 있었지만 방우혁 같은 실력의 무사는 처음이었다. 방금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총을 쐈다. 이것은 반보 종사라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노영우가 정신이 팔린 사이 방우혁은 바닥에서 칼을 주워 앞으로 던졌다. 슥. 칼이 노영우의 총에 맞자 권총을 두 동강 냈다. “긴장할 필요 없어. 단지 몇 가지 궁금한 게 있을 뿐이야, 그러니 칼과 총을 꺼낼 필요는 없어.” 방우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방우혁의 얼굴을 본 노영우는 어딘가 익숙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내 이 사람이 바로 어젯밤 암살 임무의 목표물이었음이 생각났다. “너, 너였구나.” 노영우의 눈에는 극도의 공포가 서려 있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