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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장

"그 여자가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여자라면서? 얼마나 중요한데?" 경도준은 눈을 가늘게 떴다. 경도준은 이 말이 신경 쓰였다. 물론, 지금은 상대방의 말을 유도하려는 목적이었다. 그는 상대방과 여우가 무슨 사이인지 알고 싶었다. 비록 가장 중요한 여자라고 말하긴 했지만 경도준은 왠지 두 사람이 남녀사이의 그런 관계가 아닐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다만 뭐든 못하는 게 없는 경도준이 이번에는 고시안에게 의도를 간파 당했다. "내가 말했지. 날 떠보지 말라고. 내가 그렇게 멍청한 줄 알아!" 경도준은 순간 말문이 막혀 뭐라고 반박했으면 좋을지 몰랐다. 그는 어려서부터 천재적인 기질이 뛰어났었다. 네 살부터 책을 읽을 수 있었고 여섯 살 때에는 그를 납치하려는 범인을 속여서 경찰서로 데리고 갔으며, 열 살 때에 고등학교 수업을 모두 마치고 열다섯 살에는 두 개의 박사 학위를 따냈으며 지금은 성공적인 사업가가 되었다. 지금 멍청하다는 말을 들은 거야? 경도준은 두 사람의 통화 내용을 돌이키며 왠지 수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상대방의 질문에 다 대답했지만 상대방은 자신의 질문에 하나도 대답하지 않고 있었다. 경도준은 눈을 깜빡이며 생각에 잠겼다. 그는 자신이 뭔가에 빙의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상대방이 아무리 도발해도 그의 말투나 태도가 라이벌의 자세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에게 적대감이 생기지 않았다. 오히려 자기도 모르게 상대방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진구는 자신의 심장이 튼튼해서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안 그랬으면 진작 실신했을 것이다. 감히 우리 도련님을 멍청하다고 하다니! 이 자식 대체 누구야? 어떤 천재이길래 감히 우리 도련님을 멍청하다고 하는 거지? "어떻게 되었어?" 지금 진구는 도련님보다 더 조급했다. 조금이라도 빨리 그 놈을 잡아내고 싶었다. 땀을 닦던 소운은 경도준이 시선을 돌리자 차마 숨기지 못하고 망연자실한 듯 말힜다. "찾아냈습니다." 그는 자신의 꼬마 제자를 구하고 싶었지만 도련님을 배신할 수도 없었고 속일 수도 없었다.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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