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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장

물론, 만약 7년 전의 그 남자가 경도준이라면 이유는 매우 충분했다. 7년 전에 잤던 사람이 정말로 눈앞의 이 사람일까? 고하진은 몰래 숨을 헉하고 들이켰다. 그녀는 지금 완전히 무덤을 판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안 돼, 반드시 이 자리를 떠야 했다. 서둘러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떠나야 했다. 경도준은 초림의 말에 미간을 찌푸렸지만 대답 없이 고하진만을 뚫어지게 쳐다봣다. 눈앞의 사람은 비록 남자였지만 경도준은 지금 어떠한 가능성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 시간대에 내려온 사람은 단 한 명도 놓치지 않을 생각이었다. 경도준은 고하진의 예전 모습은 본 적 없이 그저 영상 속 뒷모습밖에 보지 못했다. 그것도 한 번 흘깃 본 게 전부였고 그 영상마저도 초림이 삭제했다. 영상 속 뒷모습에는 그가 인정하는 여유로움과 카리스마 말고 본 건 그녀의 머리카락과 옷 색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 고하진은 머리카락도 바꾸었다. 웨이브는 짧은 단발이 되어 있었고 옷도 뒤집어져 색이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스타일과 재질도 바뀌었다. 원래 것은 몸에 핏되는 여성용 코트로 중간에는 허리띠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캐쥬얼 남성 코트로 몹시 간단한 스타일이었다. 올 때는 코트를 펼쳐놓고 있었으나 지금은 코트를 잠그고 있어 옷을 가장 큰 수준으로 펄쳐놓고 있었다. 코틍릐 변두리에는 교묘하게 접어놓은 흔적도 있어 뒤집기 전의 색은 조금도 드러나지 않았다. 신고 있는 신발도 바꾸었다. 원래 신고 있던 신발은 굽이 없는 신발이었으나 지금 신고 있는 건 깔창이 있는 것이라 키도 달랐다. 초림이 지금 보고 있는 그녀는 방금 전 위에서 봤던 그녀와 같은 지점이 단 하나도 없었다. 그게 아니라면 초림은 그녀를 봤을 때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물론 더 중요한 것은 그녀는 지금 남자, 남자라는 것이다! 하지만 고하진이 아무리 만반의 준비를 하고 아무리 침착하다고 해도 누군가가 이렇게 뚫어지게 쳐다본다면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그녀는 멘탈이 아주 강했기에 진정을 하고 들키지 않을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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