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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장

그도 그럴 것이 고하진이 진씨 가문에 시집오는 진씨 가문의 예비 며느리라는 것을 다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중에 조작을 하면 고하진이 이 누명을 쓰는 것도 합리적이게 될 테니 완벽한 조치였다. 그렇게 된다면 피해자 유족들의 화력을 전부 고하진에게로 돌릴 수 있었다. 진우빈은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곧바로 고하진에게로 향했다. “하진아, 지금 기자들에게 가서 명안 프로젝트의 일은 네가 혼자서 책임진 거라고 해.” 고하진은 하마터면 웃음이 터질 뻔했다. 진씨 가문도 참 뻔뻔했다. 감히 자신에게 뒤집어씌우려고 하다니. 자신이 그렇게 멍청해 보이나? 당시의 진상을 꺼내는 이 모든 것은 다 그녀가 설계한 것인데 진씨 가문에서 자신에게 뒤집어씌우려고 하다니? 하, 우습기 짝이 없었다. “하진아, 우리 곧 결혼하잖아. 결혼하고 나면 같은 이익을 나누게 될 텐데 이렇게 하는 건 다 나를 위한 거야. 나도 당신이 나 사랑하는 거 알아. 나를 위해서라면 이 정도는 해줄 수 있지? 그치?” 진우빈도 이 사태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어 인내심을 가지고 그녀를 달래는 수밖에 없었다. 다만 고하진은 원래 멍청하고 바보 같아 아주 잘 달래졌다. 그는 고하진이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게 할 자신이 있었다. 그는 고하진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게 아니라면 7년 전에 고진 그룹을 혼수로 들고 그와 결혼을 하겠다는 말을 할 리가 없었다. 다만 아쉽게도 고하진은 너무 멍청하고 바보 같은 데다 지금은 얼굴에 흉터도 있어 그는 진심으로 역겨워서 결혼하고 싶지 않았다. 고하진은 손가락을 꼼지락대며 들고 있는 술잔을 그대로 진우빈에게 부어버리고 싶다는 충동을 꾹 눌렀다. 낭비는, 안 좋은 버릇이었다. “아니면, 조금만 기다리면….” 고하진의 목소리는 아주 낮았다. 조금 웃음을 띄고 있는 듯한 목소리였다. 그녀는 진우빈을 보지 않은 채 결혼식장의 입구를 쳐다봤다. 곧 올 것이었다.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 그녀는 진심으로 진우빈에게 한 가지 건의를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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