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장
이런다고 무슨 소용이 있겠어?
“고하진 씨, 증거가 다 밝혀졌으니 저희도 철저히 조사를 할 수밖에 없어요. 저희 난처하게 하지 마셨으면 해요. 이원명 씨는 5일 전에 사망을 했어요. 고하진 씨가 귀국한 시간도 그 시점 아닌가요? 그날 고하진 씨가 고진그룹 건물 아래에 있었던 것도 다 확인했고요.”
이국장은 고하진의 부인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사전에 전부 계획했던 일이기도 하고 이원명의 사건 또한 고하진이 진성시로 돌아오는 날로 정했었다.
이 모든 건 완벽하게 설계되었으니 고하진이 아무리 발뺌을 해봤자 돌이킬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방금 각종 증거들로 고하진의 살인죄는 확정이 되었고 지금은 고하진을 경찰서로 데려가기만 하면 된다.
“근데 저거 진짜 저 아니에요. 동영상 속에 있는 여자하고 제 얼굴의 흉터가 다르거든요. 제 얼굴의 흉터보다 길고 위치도 달라요. 저는 눈가 위쪽부터 흉터가 있는 저 여자는 눈가 아래쪽부터 있어요.”
고하진은 그 말을 하는 동시에 왼쪽에 늘어뜨린 머리카락 몇 가닥을 쓸어내렸다.
방금 전 머리카락이 드리워 있을 때 보여졌던 흉터는 동영상 속의 흉터와 거의 일치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고하진이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고 흉터 전체를 드러냈다.
스크린의 화면 또한 정지되어 있었다.
정지된 화면 속의 그 여자도 정지되기 직전에 쓸어내렸던 머리카락이 뒤로 쓸려 내려가자 얼굴 흉터의 전모를 드러낸 상황이었다.
사람들은 그제서야 고하진의 흉터와 스크린 속 여자의 흉터가 다르다는 걸 발견했다.
길이가 다를 뿐만 아니라 위치도 다르고 차이가 눈에 보일 정도로 선명했다.
다들 어안이 벙벙해졌다.
이거... 의외의 상황으로 흘러가는데...
진 여사는 눈동자가 갑자기 움츠러들더니 안색이 변해져 가고 있었다.
만사에 침착함을 유지하던 그녀마저도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대체 무슨 상황이야?
이국장도 늠름한 자태를 더는 유지할 수가 없었다.
“이국장님, 동영상 속의 사람이 제가 아니고 범인도 제가 아닌데 왜 제 DNA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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