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장
거기에서는 고하진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고진그룹은 제 혼수예요. 만 25세가 되는 해에 혼수인 고진그룹을 가지고 우빈 오빠한테 시집을 갈 거예요.”
“보아하니 고하진 씨가 진우빈 도련님한테 일편단심인가 봐요.”
“네.”
고하진은 눈 밑의 감정을 애써 감추고 있었다.
살아남기 위해, 고진그룹을 지키기 위해, 오빠를 구하기 위해, 또 부모님의 한을 갚아드리기 위해 역겨운 말도 스스럼없이 내뱉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인터뷰의 말들을 듣게 된 진구는 본능적으로 시선이 도련님한테 쏠리게 되었고 경도준의 눈빛은 점점 더 식어져만 갔다.
병실 안은 냉기가 맴돌았다.
고씨네 집안 가족들은 하나같이 고하진을 잡아먹지 못해 안달인 표정들이었고 말이다.
“배은망덕하기도 하지! 부모님의 유골이 채 식기도 전에 시집갈 생각인 거야? 어쩜 부모가 평생을 분투해 일궈낸 산업을 남한테 주려고 해?”
“멍청하고도 방탕한 자식!”
“내 아들 회사를 왜 네 맘대로 남한테 줘? 쟤가 한 말은 더 들어줄 필요도 없어.”
고하진은 침대에 앉아 서럽게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이 사람들의 욕설로 상처를 받은 게 아니라 부모님 때문에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시각 남들의 눈에는 그녀의 지금 모습이 연약해 보이기만 했다.
제대로 하는 일이 없으면서 눈물만 흘리고 있으니...
곧이어 진씨네 가문의 사람들이 병실로 찾아와 고씨 집안 사람들을 내쫓았고 진우빈은 적당히 위로를 하고 있었다.
진언명도 자상한 어른 역할을 했다.
새벽 2시가 되어 병실의 문이 재차 열리게 되었고 경도준은 병실로 들어섰다.
심적으로 큰 충격을 받고 1박 2일을 버티느라 한계에 다다른 고하진은 잠이 들어 있었다.
병실에는 야간등 하나가 켜져 있었고 경도준은 침대로 가서 몸을 웅크리고 있는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다.
이 여자는 그림과 지문을 포함해 그때의 그 여자와 일치한 점이 하나도 없는데다 오늘 진우빈한테 시집을 간다는 선포까지 했었다.
게다가 그는 서지민하고 진구한테 이 여자에 대해 조사를 하라고 지시를 내렸었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