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장
방금 진언명하고 고정국이 현장으로 와서 그들을 절벽에 떨어뜨려 시신을 훼손하려고 했으니 어쩌면 또다시 오빠한테 손댈 수가 있다.
지금 오빠가 얼마나 다쳤는지도 모르고 혼자서 오빠를 지킬 자신이 없는 그녀는 일단 놈들을 자신한테 온전히 집중시키고 싶었다.
오빠는 다른 곳에서 몰래 치료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럼 그쪽은?”
도준엽은 눈앞의 가냘픈 여자아이가 침착하게 부탁을 하는 모습에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전 괜찮아요. 경찰에 신고만 해주세요. 경찰들이 절 병원으로 데려갈 거예요.”
오빠를 잘 숨기려면 그녀는 최대한 크게 소란을 피우는 게 맞다고 판단을 했다.
“그래.”
왠지 모르게 도준엽은 갓 성년이 된 이 꼬마한테 감탄을 하고 싶었다.
그녀의 상처가 가볍다는 걸 확인한 그는 고의정을 조심스레 자신의 차에 실었다.
“그럼 오빠를 그리로 모셔놓고 그쪽한테...”
도준엽은 눈시울이 빨개졌는데도 이를 꽉 깨문 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그녀를 보며 마음이 아려왔다.
“아니요. 저 찾아오지 말고 오빠만 잘 보살펴 주세요. 제가 그쪽한테 찾아갈게요.”
고하진은 치열한 전쟁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알았어.”
지금 상황으로 상태가 심각한 고의정부터 살리고 봐야 한다는 걸 아는 도준엽은 담담하게 답하고 있었다.
도준엽이 고의정을 데리고 자리를 떠나자 고하진은 피를 흘리며 눈을 감은 부모님을 바라보며 눈시울이 점점 더 붉어져만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흘리기 시작하면 무너질 것만 같았던 것이다.
그녀의 엄마, 아빠...
방금 전만 해도 사랑스레 그녀의 이름을 불러주던 부모님이 이 세상을 떠나버렸다.
이제는 그녀 혼자만 남겨졌다.
비록 어릴 적부터 외할아버지의 손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긴 했어도 겨우 만 18세밖에 안 되는 그녀는 이 사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까, 더는 버티지 못할까 두려웠다.
겁이 나 심장이 쿵쾅거리고 있는 와중에도 그녀는 부모님한테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경찰차 소리가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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