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장
“잠깐만! 이 여자 낯이 익은데?”
서지민은 휴대폰의 그림을 보며 눈이 점차 휘둥그레져 가고 있었다.
“이 여자 누군지 알아.”
“내 사촌 여동생이랑 아는 사이야. 지난번에 사촌 여동생의 집에서 만난 적이 있어.”
기억력이 좋은 서지민은 이름마저 대놓고 얘기하고 있었다.
“고서현! 이 여자 이름이 고서현이야!”
“고서현?”
눈치가 빠른 진구가 말을 건넸다.
“성이 고씨면 고하진하고 무슨 사이인 거예요?”
서지민은 진구와 눈빛 교환을 하더니 두 사람이 동시에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생김새에다 신분도 확인했으니 이 중요한 단서를 가지고 찾아낼 수 있는 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효율성이 높은 두 사람은 곧바로 정보들을 알아낼 수 있었다.
“고서현, 고하진의 사촌 여동생이고 고하진 둘째 삼촌 고정국의 사생아야. 6년 전에 고씨네로 데리고 들어온 거고.”
“어젯밤 고하진이 생일 잔치를 열었으니까 고서현도 이 호텔에 있었을 거야.”
“도련님, 아마도 그분이 고서현인가 봐요.”
“형, 형이 찾으라고 한 사람이 내가 볼 땐 고서현이 확실해.”
서지민은 자신의 판단이 정확할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경도준은 손에 들고 있는 추적기에 시선을 두고 있는 듯하면서도 뭔가를 고민하고 있는 듯 심오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다 그는 눈을 번쩍 치켜들었다.
“수갑에 묻은 지문 채취해서 대조해 봐.”
“누구하고요?”
진구는 잠시 동안이나 심사숙고하고 있는 도련님의 태도로 보아 이 일이 결코 간단치 않을 거라는 걸 느낀 것이다.
“진구야, 너도 멍청해진 거야? 누구긴 누구야. 당연히 고서현이지. 사실이 다 밝혀졌는데 뭘 또 물어?”
서지민은 진구의 물음이 쓸데없는 말이라 여기고 있었다.
그런데 경도준이 재차 입을 열었다.
“고하진하고 대조해.”
그 답은 진구한테 하는 것이었다.
“아니! 고하진하고 왜 지문 대조를 하는 거야? 모든 증거들은 고서현을 가리키고 있는데 고서현의 지문 말고 왜 고하진의 지문을 대조하는 건데?”
이게 무슨 논리지?
서지민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도련님이 고서현의 지문 대비를 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고하진의 지문도 같이 대조하려는 거예요.”
옆에서 꽤 오랫동안 도련님을 모셔 온 진구는 도련님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잘 알고 있었다.
“그래. 그래도 되겠네.”
이 상황에서 한 사람의 지문을 하나 더 채취하는 게 나쁠 것도 없었다.
“수갑은? 내가 지문을 채취...”
서지민은 하려던 말을 멈춰버렸다.
“잠깐! 무슨 수갑?”
전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었는데 방금에서야 이상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경도준의 방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건지를 모르는 서지민은 지금에서야 비로소 어리둥절해졌다.
“수갑이라니? 어떻게 된 거야?”
경도준은 안색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진구는 입을 꾹 다물고 숨을 죽이고 있었다.
“형,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야? 수갑을 누가 사용한 건데?”
경찰 서장인 서지민의 논리적인 사고 능력은 상당히 뛰어났다.
“설마 그 여자가 형한테 수갑을 채운 거야?”
자신의 형이 안색이 더욱 어두워지고 진구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걸 보자 서지민은 자신이 알아맞혔다는 걸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