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장 고윤각
송아영은 한참의 고민 끝에 더 이상 이소희가 어떻게 하든 신경 쓰지 않기로 결심했다.
아무리 하강우를 난처하게 만든다 한들 한마디도 하지 않을 거라고 마음먹었다.
이소희의 능력은 송아영도 인정하는 바다. 만약 하강우가 자신의 실력으로 이소희와의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이긴다면 그만큼 직장 생활에서도 악바리 근성이 있다는 걸 증명하기에 한번 끝까지 지켜보기로 했다.
정말 예상대로 된다면 1년 후 남편은 물론이고 회사 고위 임원직 자리를 내어줄 생각이었다.
30분 후 파나메라 한 대가 고윤각 앞에 멈춰 섰다.
고윤각은 중해 제일의 골동품 가게인데 온갖 종류의 진귀한 골동품들이 다양하게 모여 있었다.
세 사람이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키 작고 뚱뚱한 남자가 그들을 열정적으로 맞이했고 부처님보다 환하게 웃는 얼굴은 뭔가 성스러운 느낌을 주기도 했다.
이 사람이 바로 고윤각의 사장인 안인국이며 사람들은 그를 부처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돈 냄새가 가득 느껴지는 밝은 미소 속에 숨겨진 그의 잔인함은 말로 형용할 수 없다고 소문이 자자하다.
안인국은 웃는 얼굴 하나로 골동품 시장을 휩쓸었다. 틈만 나면 중해의 여러 사장에게 바가지를 씌웠고 상대방이 화를 낸다면 더욱 잔인한 수법으로 괴롭혔다.
한마디로 살고 싶다면 그가 하는 모든 행동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다.
심지어 기어오르는 낌새가 보이기만 해도 안인국은 바로 처리해 버렸다.
“해가 서쪽에서 떴나? 송 대표님이 여기까지 무슨 일로 오셨죠?”
“안 선생님이 사기치는 모습을 보고 하늘이 노해서 해가 서쪽에서 떴나 보죠.”
“그렇게 말하면 서운하지. 제가 언제 사기 쳤어요? 송 대표님은 가장 소중한 저의 VVIP 손님인데 제가 어떻게 감히 함부로 하겠어요.”
안인국은 미소를 지으며 의미심장하게 물었다.
“여기까지 찾아왔다는 건 더 사고 싶다는 뜻으로 생각해도 되겠죠?”
“네? 정말 너무하시네요. 지금까지 고작 세 번 찾아왔는데 그때마다 돈을 점점 더 많이 잃었어요. 안 선생님 때문에 150억을 날렸다고요.”
송아영은 하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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