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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장 돈 많은 호구

얼마 지나지 않아 고량주가 도착했다. 그냥 일반적인 등급의 고량주였다. 판매가는 299,800원이었지만 실제 거래 가격은 60만 원 정도였다. 이소희는 고량주를 하강우에게 건네주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이 고량주 200만 원 주고 샀어. 월급에서 깔 테니 그렇게 알아.” “왜 내 월급에서 까요? 이 고량주 내가 쓰는 게 아니라 안 선생님이 쓰겠다고 해서 산 거예요. 200만 원을 주고 샀다 해도 안 선생님께 청구해야죠.” 안인국은 이를 듣자마자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 내가 계산하는 걸로 하지. 지금 바로 이 비서 계좌에 200만 원 보내줄게.” 안인국이 바로 돈을 이체했다. 200만 원을 받은 이소희는 금세 기분이 좋아졌다. 심부름 한 번에 140만 원을 벌었으니 월급보다 더 많이 번 셈이었다. 하지만 이건 안인국이 통쾌한 거지 하강우와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이소희는 여전히 하강우가 꼴 보기 싫었다. 촌놈이 감히 심부름을 시켰다는 것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소희로서는 절대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안인국은 기대에 찬 표정으로 하강우를 바라보며 그의 손에 들린 고량주를 가리켰다. “하 비서님, 이제 쇼를 기대해도 되는 건가요?” “아참, 깜빡했네요. 라이터 하나가 더 필요해요.” 이소희는 이 말을 듣자마자 발을 동동 구르며 거절했다. “안 가. 이번엔 절대 안 가.” “라이터는 저도 있어요.” 안인국이 얼른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하강우에게 전해주었다. 평소에 담배를 피웠기에 몸에 라이터를 지니고 다녔다. “이 비서님, 뷔페 존에 가서 깨끗한 접시 좀 가져다줘요. 이 정도 사이즈면 돼요.” 하강우는 이소희에게 이렇게 명령하며 손으로 동그라미를 그려 보였다. “내가 왜? 무슨 자격으로 명령하는 거야?” 이소희가 거절했다. 하강우가 하는 수 없이 송아영을 돌아봤다. “아니면 송 대표님이 가져다줄래요?” “허. 이젠 아예 나한테 명령하는 거야?” 송아영이 하강우를 째려보더니 짜증스럽게 이소희를 바라보며 명령했다. “얼른 가. 가서 접시 가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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