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장
유민서는 낙성원에서 3일을 지냈다.
할아버지가 선물해 준 팔찌랑 비슷한 걸 만들고 싶어서, 제대로 자지도 않았다.
힘들면 공방에서 잠시 눈 감고, 깨면 간단하게 밥 몇 입 먹고 또다시 팔찌를 만들었다.
오빠 셋은 낮에 각자의 일을 처리하고 밤이 되면 모든 술자리를 미루고 민서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
오빠들이 가져온 진수성찬은 전부 유민서가 좋아하는 음식들이었지만, 그녀는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턱을 받치며 밥을 뒤적거렸다.
오빠들의 마음은 조급한데 마땅한 해결 방법이 없었다.
왜냐면 그들은 주얼리에 대해 전혀 모르니까!
“아가씨.”
유민서는 정신을 차리고 기운 없이 장석훈을 쳐다보았다.
장석훈은 진작 준비해 둔 주얼리 케이스를 뒤에서 꺼내더니, 유민서 앞에 내려놓았다.
“석훈 삼촌, 이건…….”
“열어보세요.”
유민서는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이마를 찌푸리며 케이스를 열었다.
그리고 순간 놀라서 입을 틀어막았다.
그 안에는 윤기가 흐르는 옥팔찌가 놓여 있었다.
비록 미세한 차이가 나긴 했지만, 할아버지가 유민서에게 선물한 것과 아주 비슷했다.
“이건 사부님께서 남겨주신 건데, 생전에 제일 좋아하시던 작품이에요. 원래는 이 옥팔찌를 사모님께 주려고 하셨는데, 결국엔 이 소원을 이루지 못하셨어요.”
장석훈은 아쉬운 한숨을 내쉬었다.
“사모요? 조안탁 선생님 결혼 안 하셨잖아요. 그런데 사모가 있다고요?”
유진호는 고기를 입에 물며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
그러자 장석훈은 혀를 한번 찼다.
“쯧, 짝사랑하던 여자를 가리키는 거예요!”
“선생님이 돌만 좋아하시는 줄 알았죠. 여자한테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백현우는 장난을 치며 술을 한 모금 마셨다.
“그럼 왜 전해주지 못한 건데요? 겁이라도 난 거예요?”
“사부님이랑 사모님은 선후배 사이였어요. 그때 사부님은 사모님을 엄청 싫어했죠. 그래서 심한 장난도 많이 치고. 하지만 20년 같이 붙어 다니면서 사부님께서 사모님을 좋아하게 된 거예요. 다만 본인은 눈치채지 못한 거죠. 그리고 사모님은 다른 남자랑 결혼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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