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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장

심경준은 너무나도 경악해서 심장이 심하게 흔들렸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유민서를 쳐다보았다. ‘늘 내 곁에 얌전히 있던 여자가 언제 이렇게 사나워진 거지? 백아연이 다른 사람을 다치게 했다고?’ “백아연, 진짜야?” 심경준의 목구멍은 막힌 것처럼 답답했다. 그는 그윽한 눈빛으로 유민서를 주시했다. 유민서는 입꼬리를 들어 올리며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를 본 최여준은 가슴을 움켜쥐었다. ‘완전 저격당했어. 무슨 여자가 사악한 표정을 지어도 이렇게 예쁘냐?’ “경준 오빠, 그게 무슨 뜻이야?” 심경준이 유민서에게 사실의 여부를 확인하자, 김은주는 심경준이 의심할까 봐, 얼른 울면서 생떼를 썼다. “설마, 내 말을 의심하는 거야? 날 그렇게 못 믿어?” 백아연이 왜 인정했는지 모르겠지만, 김은주가 원하는 데로 모든 일이 진행되고 있으니, 그걸로 충분했다. ‘백아연이 멍청해서 인정한 거겠지!’ “경준아, 봐봐, 네가 어떤 여자랑 결혼했는지. 정말 악독하다! 하마터면 동맥을 그을 뻔했어! 내 딸을 죽이려고 작정한 거야!” 진미영은 자기 딸을 안고 울기 시작했다. 심경준은 눈꺼풀을 내리고 이마를 찌푸렸다. “아연아, 우리 집에 있을 땐, 이러지 않았잖아. 얼마나 얌전하고 여렸었는데. 네가 이런 짓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아.” 진미숙은 차가운 눈빛으로 유민서를 보며 비아냥거렸다. “경준이랑 헤어지니까, 이젠 연기할 필요가 없다는 거야? 경준이가 정신 차리고 은주랑 다시 화해해서 참 다행이야. 그렇지 않으면 너 같은 악독한 여자한테 계속 속았을 거 아니야.” “사모님, 말씀이 너무 지나치신 것 같은데요?” 옆에서 듣던 최여준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반박하려 하자, 유민서가 그를 말렸다. 두 사람의 반응은 심윤혜를 자극했다. 그래서 전형수에 대한 증오가 더욱 깊어졌다. “원하는 게 뭐죠?” 유민서는 웃는 듯, 마는듯한 얼굴로 물었다. “은주한테 사과해.” 심경준은 더 이상 유민서를 쳐다보지도 않고 아주 냉정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부부였던 두 사람의 3년 과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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