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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장

유민서는 그저 차가운 눈빛으로 최여준을 흘겨보았다. 최여준의 이런 가벼운 행동을 보고 심경준의 얼굴은 먹처럼 어두워졌다. “어때? 잘했지?” 실실 웃으며 심경준 옆으로 돌아온 최여준은 팔꿈치로 옆 사람을 한번 찔렀다. “잘했어. 다음에 또 이러면…….” 심경준은 그윽하고 서늘한 눈빛으로 최여준을 쳐다보았다. “내가 너 가만 안 둬.” 최여준은 그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 “형님, 내가 또 뭘 잘못했는데? 너 정말 내가 사귄 여자 친구들보다 더 어렵다.” 얼마 지나지 않아, 첫 번째 경매품이 모습을 드러냈다. 송대의 산수화인데, 붓결은 겸손했고 그림은 아주 생동했다. 좋은 작품이긴 하지만, 다들 아는 유명 화가가 아니라서, 최저 가격이 고작 2억이었다. 심경준은 그림에 별로 관심이 없지만, 어릴 적부터 할아버지랑 아버지 곁에서 보고 들은 게 많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할아버지 화실에서 똑같은 그림을 본 적 있는데, 할아버지의 그림은 진짜고 백려 경매장의 이 그림은 아주 정교한 복제품이었다. 복제품이랑 가짜는 그래도 차이가 크게 났다. 수준이 높은 복제품의 가치가 높은 경우도 많지만, 진짜 앞에서는 전혀 볼 가치가 없었다. “3억!” “4억!” “6억!” 진행자의 망치가 내려지려고 할 때, 또렷하면서도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10억.” 유민서는 천천히 번호판을 내려놓았다. 다들 경악하는 눈빛으로 그 미스터리하고 아름다운 여자를 쳐다보았다. 심경준은 유민서의 아름다운 옆모습을 보며 속으로 의아해했다. 첫째, 이 그림은 10억 가치가 안 되었다. 솔직히 6억도 많았다. 둘째, 백아연은 할아버지 곁에 오래 있으면서 평소에 할아버지의 소장품이랑 그림 같은 걸 자주 정리해 줬는데, 진품이 할아버지 손에 있다는 걸 모를 리 없었다. 그렇다면 왜 거금을 들여 복제품을 사는 걸까? “12억!” 사람들은 또 시선을 뒤로 돌렸다. 혹시나 다른 사람이 발견하지 못할까 봐, 김은주는 번호판을 아주 높게 들었다. 그녀는 유민서가 우쭐대는 꼴을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오늘 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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