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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장

심이나는 허여찬의 품에 안겨 고사리같은 손으로 옷깃을 잡고는 새근새근 잘도 자고 있었다. 지그시 심이나를 내려다보던 허여찬은 이내 침착함을 되찾고는 다시금 심이슬을 차갑게 노려보며 말했다. “아가씨 지금 가버리면 재밌는 구경도 못 할텐데? 다 보고 가도 안 늦어.” 허여찬이 심이나를 꽈악 안아들고 어두운 표정으로 강서진과 심경훈에게로 다가갔다. 곁을 지나가던 남자의 셔츠에 가려진 목 뒷덜미를 보는 순간, 심이슬이 또 한번 충격에 휩싸인다. 얼기 설기 눈에 거슬리는 저 뻘건 자국들. 눈 앞이 아찔해난다. 허여찬은 걸려들지도 않았는데 저 자국들은 어디서 생긴거지? 이때, 심이나가 뒤척였고 그 순간 심이슬은 뭔가 눈치챈듯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젠장! 설마......심이나가? 둘이 뭘 한거지?! “이나야!” 강서진과 심경훈이 거의 이구동성으로 소리쳤다. “우리 손녀 왜 이래?!” 하루종일 얼굴도 내비치지 않았던 이나를 이렇게 만난 심남훈도 긴장한 채 물었다. 놀라긴 심광섭 부부도 마찬가지다. “다들 걱정 마세요. 이나 괜찮아요. 제가 이런 쪽으로는 경험이 많거든요.” 허여찬이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경험?” 심경훈이 미간을 찌푸리고 윽박질렀다. “허여찬, 그 ‘경험’이니 뭐니 하는걸 우리 이나한테 쓴거면 내가 너 가만 안 둬!” “쯧, 뭔 늑대새끼 취급하냐 넌!” 강서진 역시 그의 목덜미에 이따금씩 보이는 자국을 보아냈지만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여찬아! 그래서 대체 무슨 일인데! 말 좀 해봐!” 심광섭이 급해서 발을 동동 굴렀다. “이나한테 누가 약을 탔어요. 뒷마당 풀숲에서 제가 발견한고요. 그땐 약이 온 몸으로 퍼져서 급한 상황이었는데 물로 희석시키고 약까지 먹이니까 이젠 괜찮아졌습니다. 한숨 푹 자고나면 괜찮을거예요.” 임지선과 김은유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진다. 심남훈은 몸을 부들부들 떨며 서있기도 버거워했다. “이......이나까지......” “아버지! 진정하세요! 서 비서 얼른 아버지 부축해 드려!” 심광섭이 얼른 서경준과 함께 심남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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