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8장

놀란건 강주원 역시 마찬가지다. “아버지가 여긴 웬 일이세요?” 그러면서도 강주원은 힐끗 무대 위에 있는 강서진을 바라본다. “넌 되고 난 안 되냐? 주원이 너, 나한테 말이라도 했으면 같이 오고 얼마나 좋아.” 투덜거리던 강만길이 이내 웃으며 심남훈에게 인사를 건넸다. “어르신, 오랜만입니다. 어쩜 갈수록 정정해지세요!” “아이고 만길이구나! 오랜만이다 오랜만이야!” 심남훈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강만길과 친근하게 악수를 해봉니다. 심광섭 부부도 자연스레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고 심경훈은 생각지도 못한 강 회장에 등장에 의문을 표하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연회 전날, 몇번이고 명단을 들여다 봤을때 강씨 가문 부자의 이름은 없었다. 할아버지가 놀라하시는걸 보면 미리 언질을 해드린것 같지도 않았고. 그렇다면 심광섭이 친히 초대장을 보냈을 가능성이 크다. 허나 그렇다 해도 이상한 구석이 한 두가지가 아닌데. “방금 비행기에서 내려서 어떻게든 빨리 온다고 온게 이렇게 늦었네요. 벌주 세잔 마셔야겠죠!” 심경훈이 흠칫 놀란다. 이 우아하고 고상한 남자에게서 강주원은 물론 백서아의 모습이 겹쳐보였으니 말이다. 단단히 미친거라고 생각하며 심호흡을 크게 해본다. 강만길과 심남훈은 원수 지간인 두 가문 사람들이라곤 전혀 생각되지 않을 정도다. 강 회장과 심 회장의 사이는 제법 묘했지만 말이다. 귀한 손님이 왔으니 심경훈과 허여찬도 자연스레 자리에서 일어나 연장자인 강만길에게 자리를 내준다. “할아버지, 저랑 여찬인 먼저 내려갈게요.” 심경훈이 살짝 고개 숙여 인사하며 말했다. “두 사람 오랜만에 만나네 그래!” 강만길에 심경훈을 스윽 훑어보고는 말을 이어갔다. “듣자 하니 손자가 곧 결혼한다면서요?” 그 말에 얼굴이 어두워지는 심남훈이다. “강 회장, 우리 손자 이미 김씨 가문 딸이랑 결혼 날짜 잡았네. 다음달로 잡았으니까 그때 자네도 오세.” “김앤장이요? 처음 들어보네요.” “제 조카입니다. 경훈이랑은 소꿉친구고요.” 지난 번 상처만 남긴 불량 가구 사건으로 인해 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