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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장

충격과 분노와 불쾌함이 몰려오며 가슴이 갈기갈리 찢기듯 아파났다. 속았다, 또 한번 저 여자한테 놀아난거다! ...... 연회는 화목한 분위기 속에 순조롭게 이어졌고 강서진은 화장실에 가보겠다는 말을 하곤 잠시 자리를 떴다. 가는 길에 오늘 하루 김은유와 임지선의 비열하고 저급한 꼼수들을 생각하며 하찮은듯 웃어보이는 강서진이다. 감히 주제넘게 누굴 끌어내리려고. 강서진은 진작에 그들이 뭘 잡고 늘어질지를 눈치챘었지만 그들은 미처 몰랐던것 같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강서진에 대한 할아버지의 사랑과 관심을 말이다. 순수하고도 진실된 사랑은 그 어떤 음모에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것이니. 하필 오빠가 왔을때 값비싼 안락의자를 같이 선물하는건 아닌것 같아 보름전에 미리 조각해둔 작품을 할아버지께 따로 선물해 드린거다. 뛰어난 조각 솜씨는 어릴때부터 정 아저씨가 만드는걸 보면서 자라왔던 덕이 크다. 생각해보면 손 작가님 역시 스승이라고 할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미로마냥 이어진 별장 복도는 길을 잃기 딱 좋은 구조다. 이때, 살이 뒤룩뒤룩 찐 고양이 한 마리가 툭 튀어나온다. “귀염둥이 어디 도망가?” 강서진이 활짝 웃으며 고양이가 도망간 방향을 뒤쫓아갔다. 겨우 다 뒤쫓은 찰나, 꽉 조인 치파오와 돌 사이에 끼인 하이힐 때문에 그만 헛걸음질을 하고 마는데. 어?! 앞은 계단인데! “아!” 강서진이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이때, 딴딴한 팔이 덤불마냥 강서진의 허리를 휙 감쌌고 그렇게 그녀의 얇고 여린 등은 왠지 익숙한 “벽”에 턱하고 부딪혔다. “냐옹~” 흥미진진한듯 그 모습을 보고있던 고양이도 어느새 자취를 감춘 뒤다. 눈을 천천히 뜨고서도 고개를 돌릴 엄두가 나지 않아 살짝 숨을 내뱉는 강서진이다. 심경훈 역시 가냘픈 등이 한번씩 자신의 가슴팍에 닿았다 떨어졌다 하는 느낌을 고스란히 느끼고 있었다. 주체할수 없을 정도로 심장이 요동친다. “놔,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래?” 강서진이 발버둥치자 그제야 심경훈도 허리에서 손을 뗀다. “그러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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