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9장

“그, 그럼요. 아버지 말씀이 맞으세요......” 심광섭과 임지선 두 사람이 애써 웃음짓는다. “우리 이나는 어딨어? 이 할애비가 좀 안아보게!” “몸이 안 좋으셔서 이따가 다시 나오시겠답니다.” “에휴......” 심남훈이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서 비서, 이 그림 내 서재에 걸어둬. 언제든지 볼수 있는 곳에 말야.” 서 비서가 고개를 끄덕이고 조심스레 도화지를 받아쥐었다. 그토록 심이나 선물을 아끼는 할아버지의 모습에 심이슬은 부들부들 떨며 눈시울을 붉혔다. 용돈도 별로 없는 동생은 당연히 선물도 못 준비라고 망신만 당할줄 알았었는데. 별거 아니어도 성의가 중요하는걸 이용하다니. 수십억 들여 마련한 선물이 대충 그린 그림 한 장보다도 못 하다니! 두고 봐 심이나......가만 안 둘거야! 한편, 복도에서 안절부절 걸어다니던 김은유는 하인더러 임지선을 불러오도록 했고 팔짱을 끼고 들어온 임지선 역시 표정이 말이 아니었다. “이모, 이제 어떡하면 좋아요?! 그 방법은 아예 어르신에게 상대도 안 된다고요! 꿈쩍도 안 하실 뿐더러 되려 더 굳건해 지시잖아요!” “나도 이럴줄은 몰랐지! 나이 들수록 이상해 지신다니까!” 임지선이 뱀눈을 가느다랗게 뜨더니 김은유에게 속삭였다. “플랜 B, 오늘이야말로 그걸 쓸때야.” “지금요?” “아니, 조금만 더 기다려. 이따가 귀한 손님 한분 더 올거니까 그땐 완전히 백서아 나락으로 보내버릴수 있어!” ...... 선물 전달 행렬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심경훈이 준비한 송조 시기 도자기가 등장하자 다들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어르신 또래 친구분들 역시 흥미를 가지며 너도나도 구경하려 몰려들었다. 어르신은 행여 귀한 선물이 깨지기라도 할까 상자를 꽈악 움켜쥐고 계신다. “우리 손자가 준거니까 누구도 손 댈 생각 하지마!” 그 말에 사람들은 물론 강서진도 웃기 시작했다. “할아버지, 이건 KS그룹 둘째 사모님이 자선 경매에 내놓으신 경매품이에요. 귀한거라 산건데 할아버지 좋아하시니 다행이네요.” 강주원이 자리에 있으니 심경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