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6장

”맞다, 에헴… 사실, 두 분에게 부탁할 일이 있어요.” 유민지와 강유희가 말했다. “우리와 체면 차릴 필요 없어!” “사실은…” 강서진은 잔기침을 하며 말했다. “저번 경매회에서 강회장님이 민지 이모님께 사 오라고 했던 명황화 교의를 원해요.” 유민지와 강유희가 눈을 크게 떴다. “너 정말 너무하네!” 강만길은 집이면 집, 돈이면 돈, 고급 외제차면 외제차, 원하는 것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준다. 하지만 그에게 골동품과 서화, 예를 들면 청나라 말기 옥 반지도 아까워서 꺼내지 않을 정도로 소중히 여기는데, 1억 위안 가치의 명나라 골동품이라니! “만길은 아마 주기 힘들 것 같은데, 너 그걸로 뭐 하려고? 내가 될수록 설득해 볼게.” 유민지가 난처해 하며 물었다. “제가 얘기하면 더 안 줄 것 같아요.” “서진아 걱정 마, 내가 해결해 볼게!” 강유희가 자신 있게 자신의 가슴을 툭툭 쳤다. “만길이 안 주면 내가 훔쳐서라도 가져다줄게!” 강서진이 소리 내어 웃었다. 정말이지 천하를 막아도 내부의 “적”을 막기 힘들다더니 맞는 말이다. * 심경훈은 해문에서 서경으로 돌아온 후 집에서 하루 종일 잠만 자고, 둘째 날 피곤한 몸을 이끌고 그룹으로 출근했다. 그 사이 김은유와 두 차례 통화했지만 정신을 딴 데 팔고 있었다. 김은유가 지겹도록 얘기한 것은 결혼 준비에 관한 내용뿐이었다. 고급 웨딩드레스, 한정판 다이아몬드, 환상적인 동화 속 공주님 스타일의 결혼식 장면... 다음 주말 심남훈 어르신의 80번째 생일이라 그녀와 심경훈의 결혼식이 드디어 공식 일정에 올랐다. "경훈 오빠, 내 아이디어들 어때? 이건 내가 한 달 동안 팀을 꾸려서 생각해낸 거야!" 김은유는 상냥하고 귀엽게 남자에게 자신의 똑똑하고 능력 있는 면을 보이려고 노력했다. "음, 너만 좋으면 돼." 심경훈은 마음이 없는 듯이 대답했고, 눈앞에 있는 상자 속 깨진 자색 옥팔찌를 보며 머릿속에 백서아가 강가네 사람들과 함께 서 있고 그를 뼛속까지 배척하고 차갑게 대하는 생각으로 가득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