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8장

강서진은 마음이 시큰거렸다. 두 눈에 가시지 않은 음산함이 내걸렸다. “나도 당연히 생각하지. 매일 그런 생각해. 하지만 오빠, 엄마는 이미 없어. 우린 자식으로서 점차 성장해야 하고 현실을 받아들여야 해. 우린 강성 그룹의 자식이고 강성 그룹의 모든 건 우리가 지켜야 해. 살아있는 사람은, 앞을 보는 수밖에 없어.” “넌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나는 못해. 나는 추억 속에 잠겨 들어서 영원히 깨지 못하는 어린아이야. 너희는 여전히 나의 가장 친한 사람이지만 이곳은 이젠 내 집이 아니야.” 두 남매 사이에 답답한 침묵이 내려앉았다. “됐어, 막내야. 그렇게 속상해하지는 마. 네가 뭘 하든 난 네 선택을 존중해.” 백효원은 강서진의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을 보자 얼른 그녀를 품에 안아 다정하게 달래주었다. “이 얘긴 됐어. 내가 재밌는 얘기 해줄게. 심경훈이 왔어.” “뭐라고?” 그 말에 심장이 마구 뛴 강서진은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그의 자리에 있던 모두가 화들짝 놀랐다. 강만길이 미간을 찌푸리며 한마디 했다. “뭐 하는 거냐? 귀신이라도 봤어?” “귀신을 본 게 아니라, 제가 막내한테 귀신 얘기를 좀 해주느라, 하하. 이렇게 놀랄 줄은 몰랐네요….” 백효원은 배시시 웃으며 그녀를 자리에 앉혔다. “그런 농담하지 마! 귀신 얘기보다 더 무섭다고!” 강서진은 이를 악물며 씩씩댔다. “못 믿겠으면 밖에 나가 봐. 어쩌면 아직도 밖에 서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걱정하지 마. 그 개자식은 네 진짜 정체를 모르는 것 같아. 아마 너랑 큰형 차 따라서 온 걸 거야.” 말이 끝나기 무섭게 테이블에 엎어뒀던 강서진의 휴대폰이 울렸다. 크게 심호흡을 한 그녀는 패를 까듯 천천히 휴대폰을 뒤집었다. 그 더없이 익숙한 전화번호가 시야에 들어오자, 강사진은 순간 숨을 헉하고 멈추며 그대로 끊어버렸다. 그러나 다음 순간, 심경훈은 다시 전화를 걸었다. 강서진은 이 자식이 오늘은 쉽게 포기하지 않을 걸 같아 하는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구석에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그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