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8장

개자식! “경훈 오빠, 나 가슴이 답답해.” 김은유는 얼른 다가와 그의 팔짱을 끼고 어깨에 기대며 애교를 부렸다. “여기까지 온 김에 나랑 같이 쇼핑하자. 단 한 번도 같이 쇼핑한 적 없잖아. 저것 봐, 허여찬 씨는 여전히 백서아 씨랑 같이 쇼핑 중이잖아….” 심경훈은 굳은 표정으로 시선은 추적이라도 하듯 강서진의 뒷모습만 쫓아갔다. “그래.” …… 강서진은 빠르게 앞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녀의 안색도 그다지 좋지 못했다. 전남편은 마치 딸기 케이크 위에 앉은 파리 같아 좋은 기분이 다 망가졌다. “저기요.” 강서진이 별안간 소리를 냈다. “네, 저 있어요.” 하여찬은 얼른 대답하며 길게 뻗은 두 눈동자를 반짞였다. “기분이 안 좋은데, 재밌는 얘기 좀 해 봐요.” 허여찬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랐다. “안 될 건 없지만. 진심으로 기분이 나아지고 싶다면, 제가 밤에 에이스에서 모임 만들게요. 같이 노는 건 어때요?” “그건 됐어요. 안 친한 남자랑 술은 안 마시거든요.” 강서진은 냉기를 풍기며 그를 쳐다봤다. “게다가 계속 이렇게 제 곁에 붙어 다니면 심경훈과의 우애가 깨질까 봐 겁나지 않아요?” “뭔, 이혼도 다 한 마당인데요. 비록 마지막 절차까지는 밟지 않았다만 그래도 이미 확정된 거나 다름없잖아요. 내가 뭐 중간에 끼어든 것도 아니고 틈을 노린 것도 아닌데 심경훈이 뭔데 나한테 화를 내요? 쪼잔한 자식!” 허여찬은 입술을 삐죽이며 투덜댔다. 그때, 강서진은 한 쥬얼리 가게 쇼윈도에 놓인 사파이어 목걸이가 조명 아래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허여찬도 얼른 그녀의 뒤를 따라 들어갔다. “이거 저한테 보여주실 수 있어요?” “어머, 손님 안목이 좋으시네요! 이 목걸이는 저희 브랜드 디자이너가 이번 여름 시즌에 내놓은 ‘딥 블루 갤럭시’ 시리즈의 한정판이에요. 전국에 딱 5개 밖에 없는 제품이죠.” 점원은 열정적으로 설명해 주며 사파이어 목걸이를 쇼케이스에서 꺼냈다. 강서진은 주얼리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