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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장

“유아야, 이건 판을 뒤집을 아주 좋을 기회야!” 임민희는 흥분에 겨워 김은유를 꼬집었다. “얼른 어떻게든 심 대표를 이리로 불러. 심 대표에게 지금 저 모습을 보여줘야 해, 그래야 저 백서아 년에게 완전히 마음을 접지!” “하지만 엄마. 경훈이 지금 일하고 있을 시간이잖아요. 주말에도 저랑 쇼핑한 적이 별로 없는데 지금은 더더욱 절 만나러 나오지 않을 거예요. 게다가….” 김은유는 소리를 낮추며 은밀한 눈빛을 했다. “고작 얼마 전에 중증 우울증이 발작했다는 일로 경훈이에게서 다시 관심을 얻었잖아요. 당분간은 그 마음을 단단히 잡아야 해요. 절대로 제멋대로 굴어서는 안 돼요.” “정말 넌 어쩜 이렇게 멍청하니!” 임민희는 날카로운 손가락으로 그녀의 이마를 쿡 밀었다. “일을 하고 있을 때 같이 있어 달라고 하는 건 철이 없는 거지만 충분한 이유가 있다면 되레 더 가까워지고 감정이 발전할 좋은 기회지! 뭘 하든 남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건 비극의 시작이란다! 똑똑히 들어, 남자란 다 못난 놈들이야. 너무 얌전하고 말을 잘 들으면 되레 안 좋아해. 넌 무슨 일이 있으면 가장 먼저 그를 떠올리고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연락해야만 네 앞에서 자존심이 있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네가 의지를 해야만 우쭐해하고 우울해한다고!” 김은유의 눈빛이 반짝였다. 사실 어머니의 말에 그녀는 감히 동의할 수 없었다. 예전에 아버지가 성공하면서 집안이 부유해졌을 때 어머니는 나팔꽃처럼 아버지에게 엉겼고 그 결과 아버지는 점점 더 그녀를 안중에 두지 않았고 밖에서 애인을 몇 명이나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고용인들 앞에서도 어머니에 대해 큰소리를 지르곤 했었다. 그리고 어머니는 김씨 가문 여사 자리를 공고히 하기 위해 이를 악물며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참아 이제 쉰이 된 지금 지위는 공고해졌지만 김씨 가문도 몰락하기 시작했고 아버지는 병마에 시달리기 시작해 이제는 김씨 가문 여사라는 신분 하나만 가진 채 상류 사회의 우스갯거리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일평생이 헛되어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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