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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장

강서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어렸을 때부터 가장 싫어했던 게 바로 언론 앞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고서야 절대로 스포트라이트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별거 아닌 일로 뉴스거리 삼으려고 하네. 그렇게 쓸 게 없나.” 강서진은 어이가 없어 커피를 한 잔 마셨다. “됐어, 열기도 좀 지나면 가라앉을 거야. 게다가 이미 큰오빠한테 정리해달라고 했으니까 금방 효과가 있을 거야. 우리 뒷문으로 가자.” 호텔 뒷문에 도착한 강서진은 임서진에게 주차를 하라고 한 뒤 자신은 가장 빠른 속도로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 층에 있는 사무실로 가려고 했다. 그녀는 걸음을 옮기며 호텔의 공식 SNS를 살펴봤다. ‘천사님’의 효과 덕분에 공식 SNS의 댓글에는 온통 좋은 댓글만 가득했다. [다음엔 나도 KS 호텔에 묵을래! 호텔 직원의 교양이 엄청 좋잖아!] [언니 너무 예뻐요~ 고화질 정면 사진 있는 사람!] [KS 그룹은 그래도 믿을 만 하지. 근데 만경 그룹은… 남의 직원 괴롭혀놓고 대체 해명은 언제쯤 한대?] 강서진의 붉은 입술이 저도 모르게 올라갔다. 조금 우쭐해진 여우같기도 했다. 비록 시끄럽게 잘난 체하는 건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이 파동으로 호텔에 이득이 되고 무료로 홍보까지 되자 나름 마음에 들었다. 다만 희경의 일이 완전히 해결된 게 아니라 마음속에는 돌 하나가 얹혀있는 기분이었다. 별안간, 강서진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등 뒤에서 느껴지는 남자의 호르몬 냄새가 안전거리를 돌파했다는 것을 예민하게 알아차렸다. 그리고 그 순간, 남자의 손이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눈을 부릅뜬 강서진은 몸을 돌리며 들고 있던 커피를 그대로 남자의 얼굴에 뿌렸다! “아!” 다음 순간, 두터운 팔뚝을 잡은 그녀는 그대로 업어치기를 시전했다! “아!” 건장한 남자가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가볍게 강서진의 손에 바닥에 엎어졌다. “망했… 부러… 부러졌….” 쓰러진 사람을 뚫어지게 쳐다본 강서진은 순간 숨을 헉하고 들이켰다. “허여찬 씨? 당신이 왜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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