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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신재호는 그와 눈을 마주치며 끝까지 싸우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당신이 서지수를 좋아하는 건 알아요.” 진수혁은 입을 열었다. “당신이 어떤 핑계를 대며 지수가 당신 감정을 의심하지 않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이 지수를 사랑한다는 건 확실해요.” 신재호는 당당하게 말했다. “지수가 그렇게 훌륭한데 누가 안 좋아하겠어요.” 진수혁은 또박또박하게 말했다. “저는 남녀 간의 사랑을 말하는 거예요.” “남녀 간의 사랑으로 우리를 정의하는 건 너무 부족해요.” 신재호는 그에게 다가갔다. 그에게 한 걸음 떨어진 곳에서 멈춰 그의 품에 눈을 감고 있는 서지수의 얼굴을 한 번 보았다. “저와 지수, 그리고 소채윤의 관계는 이 세상 모든 감정을 초월해요.” 진수혁은 깊은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보통 이런 상황이라면 신재호는 서지수를 좋아한다고 인정하며 그를 자극하려 했을 것이다. “이렇게 말 많은 건 고작 좋아한다는 말도 못 하는 겁쟁이일 뿐인 거죠.” 진수혁은 차가운 말을 던졌다. “당신은 참 용감하긴 하죠.” 신재호의 말에는 비웃음이 가득했다. “그 용감함으로 서지수와 함께 있는 동안 다른 여자에게 고백까지 한다니.” 진수혁의 눈빛이 깊어졌다. 그는 그 말에 관해 설명하지 않았다. “당신도 알다시피 지수는 당신을 싫어해요.” 신재호의 표정이 점점 진지해졌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당신이 데려다줬다는 걸 알면 더 이상 보기 싫어할 거예요.” “그 정도는 상관없어요.” 진수혁은 그녀를 안고 차에 올랐다. 이미 상황이 정해졌고 경호원들 틈에서 서지수를 빼앗을 수 없다는 걸 깨달은 신재호는 결국 조수석에 올라탔다. 그는 안전벨트를 맸다. 절대 내리지 않겠다는 태도였다. 강현서는 이 상황을 보고 뒷좌석의 진수혁을 바라보았다. “대표님.” “드림 아파트로 가자.” 진수혁은 서지수를 편안하게 눕히며 말했다. “타고 싶다면 타게 둬. 차가 크니까 개 한 마리 정도는 태워도 돼.” 신재호는 소채윤이 그를 저주하는 이유를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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