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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무슨 좋은 구경이라도 했으면 기분이 좋았을 텐데 건드리지 말아야 할 폭탄을 건드려 그야말로 진퇴양난이었다. “친구끼리 오랜만에 만나서 하는 단순한 포옹일 거야. 마음에 두지 마.” 고준석은 좀 더 편안하게 숨 쉴 수 있도록 분위기를 깨보려고 했다. ‘그냥 가만히 있는 게 좋을 텐데요...’ 고준석은 아직 점점 더 차가워지는 진수혁의 얼굴을 발견하지 못한 모양이다. “지수 씨가 너랑 결혼해서 아이도 낳았는데 다른 사심은 없을거야.” “고 대표님.” 강현서는 자기한테 불똥이 튈까 봐 진지하게 말했다. “목 안 마르세요?” “안 마른 데요?” 고준석이 본능적으로 반박했다. 운전대를 잡고 있는 강현서의 손바닥에는 땀이 흥건했다. “목마르실 것 같은데요?” “강 비서님 왜 저래?” 고준석은 분위기가 조금 풀리자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까는 차에서 내리게도 못하더니 이제는 강제로 물 마시라고 하잖아.” 진수혁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나도 너 목마른 것 같은데?” “내가?” 고준석은 무언가 말하려다 진수혁의 어두운 눈빛과 마주치는 순간 합죽이가 되고 말았다. ‘왜 설득당하는 기분이지?’ “네가 나 목마르다고 하면...” 그는 심장을 부여잡고 옆에 있는 생수를 집어 들었다. “목마른 거지.” 진수혁의 눈빛은 어둡기 그지없었다. 그는 이제껏 신재호라는 사람을 잊고 살았다. 이들은 얼마 안 지나 서지수와 신재호를 따라 한 고급 레스토랑에 도착하게 되었다. 두 사람이 친한 모습으로 웃으며 들어가자 진수혁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같이 차에 앉아있는 고준석과 강현서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진수혁이 창문을 통해 쳐다보며 말했다. “이 레스토랑 누구 거야.” 고준석은 조금 의아했다. ‘처음 온 레스토랑인데 누구 가게인지 어떻게 알아.” “엔젤 그룹에서 투자한 레스토랑이에요.” 강현서는 처음으로 그의 질문을 예측하고 한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진수혁이 옆에 있는 고준석을 째려보았다. ‘왜 또 나한테 뒤집어씌우는 거야.’ “지금 바로 지배인한테 전화해서 쫓아내라고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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