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화
“비밀번호는 하늘이 생일이야.”
진수혁이 지극히 부드럽게 말했다.
“원래 집처럼 꾸몄어.”
“저한테는 엄마가 있는 곳이야말로 제 집이에요.”
하늘이는 지나치게 서지수의 편을 들었다.
진수혁은 평온한 시선으로 서지수를 쳐다보았다.
서지수는 그가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이 불편해서 식탁 앞에 앉아 그를 내쫓았다.
“별일 없으면 이만 가봐. 우리 밥 먹는 거 방해하지 말고.”
“먹고 왔잖아. 왜 또 먹어?”
진수혁이 묻자 하늘이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엄마가 한 요리가 맛있어서요.”
진수혁은 식탁에 있는 음식을 한번 훑어보았는데 비주얼은 꽤 괜찮아 보였다.
“아무리 맛있어도 과식하지 마. 배탈 날 수 있어.”
서지수는 젓가락을 쥐고 있던 손이 굳어지고 말았다.
‘누구를 들으라고 하는 소리야.’
“저녁에 너무 많이 먹으면 안 좋아.”
그녀가 화가 나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진수혁은 또 한마디 보탰다.
“들었어?”
하늘이는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젓가락을 내려놓지 않았다.
이 둘이 식사를 다 마칠 때까지 진수혁은 여전히 떠나지 않았다.
그는 하늘이를 방으로 들여보내 공부를 시킨 후 소파에 앉아 서지수가 그릇을 싱크대로 옮기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녀가 설거지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물을 틀어놓고 씻기 시작하는 것이다.
하얗고 가느다란 손에 기름때가 묻었을 때, 진수혁은 미세하게 미간을 찌푸렸다.
이 손으로 설거지가 아니라 붓을 잡거나 피아노를 쳐야 했다.
설거지하는 동안 진수혁은 내내 그녀를 지켜보았다.
서지수는 설거지를 마치고 주방에서 나와 진수혁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멈칫하고 말았다.
“왜 아직도 안 갔어.”
“사모님이 아닌 삶이 적응할만해?”
진수혁은 대답 대신 질문했다.
요리, 설거지와 같은 기본적인 집안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삶에 익숙해져 있다가 갑자기 이 많은 일을 하려면 적응이 안 될수 있었다.
“도훈이 그쪽 일은 빨리 그만두는 게 좋겠어.”
이렇게 오랫동안 남아있었던 이유가 바로 이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였다.
“너도 알다시피 이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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